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첫 일정으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묘소를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DJ를 향한 존경심을 표했다. 반면에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대표 출마 서류 접수를 위해 국회를 찾았지만 거부당했다.
이재명 의원은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은 뒤 취재진과 만나 “이상과 가치를 잃지 않되 현실에 든든하게 뿌리내려서 이를 실행 가능하게 만들어가는 것, 희망과 비전을 만들어가는 것이 정치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방명록에 '상인적 현실감각과 서생적 문제의식으로 강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적었다.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 김 전 대통령의 명언이다.
이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을 닮고 싶은 지도자라고 했다. 이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평화·인권 등을 되새겨보려고 한다.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키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더 나은 삶과 국가의 미래를 도모했다”며 김 전 대통령을 향한 존경심을 표시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긴 세월 탄압받고 공격당했지만 결국 통합의 정신으로 유능함을 증명했다. 이를 통해 수평적 정권 교체라는 큰 정권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현실 정치 속 많은 어려움을 딛고 통합을 실천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희망과 미래를 분명하게 제시했다”며 “그래서 (당대표 출마 선언 이후) 첫 일정으로 찾아뵙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전당대회 출마 접수를 위해 국회를 찾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예비후보자 등록신청 접수처에서 서류를 접수하고자 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서류 접수 자체가 안 된다”며 이를 받지 않았다.
박 전 위원장 측은 “일단 접수하고 검토하고 미비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항의한 뒤 서류를 그냥 두고 나왔다. 이후 민주당 측은 기자들에게 “접수증을 끊어야 접수가 되는 것”이라며 “접수 자체가 안 됐다”고 안내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서류 접수를 거부당한 뒤 취재진과 만나 “오늘의 등록·접수가 공식적으로 의견을 접수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기에 서류를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박 전 위원장은 “생각을 많이 해보려고 하고 있다. 일단 책을 집필하는 등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