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백화점 본점이 1년여간 진행한 대대적 리뉴얼 공사가 가시적 성과를 냈다. 프리미엄 매장으로 탈바꿈한 남성, 여성 해외패션관 모두 매출이 2배가량 뛰었다. 해외패션과 컨템포러리 등 프리미엄 상품군을 강화하는 것이 이번 변화 핵심이다. 강북 상권 대표 프리미엄 백화점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전면 리뉴얼 공사는 1979년 개점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해 7월 본점 5층을 기존 '남성패션관'에서 '남성해외패션관'으로 탈바꿈했다. 톰포드, 돌체앤가바나, 발렌티노 등 젊은 남성들이 선호하는 럭셔리 브랜드는 물론, 로피아나, 발렌시아가, 겐조 등도 남성 전문 매장으로 오픈했다. 디올 남성 전문 매장까지 입점하면서 총 31개 브랜드로 리뉴얼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2층에 새롭게 오픈한 여성 해외패션관도 기대 이상 성과를 거뒀다. 기존 2층부터 4층까지 총 3개층에 걸쳐 다양한 카테고리 여성 패션 브랜드가 혼재돼 있던 '여성패션관'을 층별 콘셉트에 맞게 재정비한 덕분이다. 마르니, 셀린느, 메종마르지엘라 등 총 30개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달 말 리뉴얼 후 이달 17일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브랜드 구성뿐 아니라 인테리어도 마치 갤러리처럼 고급화했다. 기존의 개방형 매장과 달리 각 브랜드를 독립된 공간의 박스형 매장으로 구현해 프라이빗한 쇼핑이 가능하다. 공간 분리에 따른 입점 매장 감소에도 브랜드별 단독 매장 형태로 꾸며 프리미엄 이미지 확보에 주력했다. 대신 새로 생긴 벽면에는 예술품을 비치해 아트 전시공간으로 활용했다. 세계적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인테리어 자문으로 참여했다. 향후 주차장 및 우수고객 라운지 등의 고객 편의 시설도 지속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이 대대적 리뉴얼에 나선 것은 선두 탈환을 위해서다. 1979년 개장 후 40여년간 부동의 매출 1위 점포였던 롯데 본점은 2017년 신세계 강남점에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준 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 매출은 1조6670억원으로, 같은 기간 1조7973억원 매출을 거둔 잠실점에도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진 공사와 명동 상권 침체 영향이다. 올해는 대규모 리뉴얼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 반격에 나선다.
김재범 롯데백화점 본점장은 “본점은 국내 백화점의 과거이자 현재인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미래”라며, “남은 리뉴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그에 걸맞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강북 상권을 대표하는 최고급 백화점이라는 명성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