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부산·강원 돌며 장외정치...윤핵관 견제·세결집 '포석'

윤리위원회 징계로 6개월간 당원권 정지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역당원들과의 만남을 이어가며 장외정치 행보에 나섰다. 당 일각에서는 “대선 당시 지역순회 유세를 보는 듯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부산·강원 등 윤석열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텃밭 지역을 방문해 윤핵관 견제의 모습을 연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강원도 춘천을 방문해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강원도 춘천을 방문해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이 대표는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선 기간 중에, 지선 기간 중에 담았던 강원도와 춘천의 이야기, 잊지 않고 지켜가겠다”라며 “강원도의 교통은 더 좋아져야 하고,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산업은 더 발달해야 한다. 네이버 각 데이터센터와 같은 최신 첨단산업이 많이 유치되기를 기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SNS 글에선 이 대표가 19일 강원도 춘천의 한 닭갈비 식당에서 청년당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진 사진이 함께 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현장을 방문해 이 대표에게 지방선거 공천 기회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이 대표의 지역 행보에 대해 단순한 당원과의 소통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했다. 방문 지역이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대행 지역구인 부산에서 강원으로 이어지자, 윤핵관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직 이 대표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번 징계가 윤핵관들의 작업에 따른 것이라는 불만이 남아있다. 이 대표는 대선 선거캠프 갈등이 최고조였던 지난해 12월, 장 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기습 방문한 바 있다.

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세 결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언급한 '자기 정치'가 징계 기간 동안 전국 청년당심 모으기로 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6개월 뒤 복귀를 위한 정비로 설명하고 있다. 당 내부적으로는 성비위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기소 결과가 나올 경우 중도사퇴 예측이 많지만, 이 대표 측은 6개월 뒤 복귀를 우선전제하고 있는 셈이다.

이 대표의 행보가 국민의힘의 새로운 세 결집으로 이어질지도 관심포인트다. '박근혜 키즈' '유승민계'로 불렸던 그가 '포스트 박근혜' '포스트 유승민'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명 교체 등 당 개혁 당시 각광 받던 청년세력과 조직들이 지금은 유명무실해졌다”면서 “이 대표의 지역 순회 행보가 다시 청년당원들이 모여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