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은퇴, 취업 실패, 실직 등 다양한 이유로 외식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외식업은 결코 쉬운 시장이 아니다. 창업 3년 내 폐업률이 95%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외식업의 가장 큰 페인 포인트(pain point)는 자영업자의 시설투자비 부담과 디지털 인프라 미비라 할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미국 산업의 매출액 대비 정보기술(IT) 투자율은 평균 5%다. 외식업은 3% 정도에 불과하다. 온라인화·디지털화가 덜 이뤄진 셈이다.
국내 외식산업 현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 산업의 규모와 성장세에도 외식산업은 IT화가 더딘 편이다. 정보 역시 파편화·분절화되어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
한국중소기업연구원은 지난해 소상공인의 디지털전환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소상공인은 15.4%, 디지털 기술의 필요성을 느끼는 소상공인은 약 29.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에는 외식산업도 당연히 포함된다.
디지털 기술 수용을 통해 운영 효율화를 꾀함과 동시에 판로를 확장하는 등 매출 신장이 필요하다. 디지털 기술 활용 사업체는 미활용 사업체보다 연평균 매출액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조사 결과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보수적인 외식업에도 디지털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고객에게 식당 예약을 제공하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식당이 수요 예측을 통해 식자재 손실을 줄이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시스템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자연스레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
외식산업의 디지털전환은 업계 전반에 걸친 자본 리스크와 낮은 효율성을 개선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먼슬리키친의 디지털 외식플랫폼 먼키(MONKi)가 대표적이다.
먼키는 전국의 지역 맛집과 유명 외식브랜드로 구성된 맛집편집숍에 IT 공유주방 시스템을 접목한 신개념 외식공간이다. 백화점 셀렉다이닝과 배달 공유주방의 장점을 결합한 모델이다.
먼키 인공지능(AI) Biz 수요예측시스템은 축적한 데이터를 머신러닝 등으로 분석해서 외식사업자에게 미래 수요·메뉴·매출 예측값을 제공한다. 외식업 소상공인은 식자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주문이 몰릴 경우 미리 준비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시간대별 메뉴 수요, 매출 예측 정확도는 최대 97%를 기록했다. 데이터를 토대로 식자재를 30%까지 절감, 재료비 부담을 낮췄다. 적재공간, 냉장설비, 전기료 등 재고관리를 위한 비용 절감 효과도 크다. 고객 역시 주방 조리 지연으로 말미암은 불편을 덜었다.
먼키는 코로나19에도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배달 매출과 홀 매출은 각각 230%, 56% 늘어났다. 식사시간을 예약할 수 있는 전용주문앱인 '먼키앱' 가입자수는 714% 급증했다. 외식산업 디지털화의 성과를 증명한 것이다.
KT도 데이터온·스마트로·KT텔레캅과 외식산업 디지털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온은 외식 통합 플랫폼과 IT 컨설팅 등 각 사의 핵심 사업 역량을 결집한 외식 DX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식신도 현실 공간 메타버스 플랫폼 '트윈코리아'를 공개했다. 식신의 전국 75만 곳 맛집 데이터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내 현실의 식당과 상점 정보를 담는다. '유저 참여형 생태계'가 특징으로, 가입한 회원은 플랫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외식사업의 디지털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이제 외식산업도 디지털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국내 외식산업도 혁신적인 디지털전환을 통해 글로벌 외식산업을 선도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 seankim@mkitche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