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1조7000억원을 투입해 말레이시아 원통형 전지(규격 21700)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 전기차와 전동공구용 배터리 시장을 노린 행보다.
삼성SDI는 21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에서 첨단 혁신 라인을 갖춘 배터리 2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2공장)은 2025년 완공까지 단계적으로 총 1조7000억원을 투자, '프라이맥스'(PRiMX) 21700(지름 21㎜×높이 70㎜)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한다. 첫 양산은 2024년이다. 새 공장 연간 생산력은 15GWh에서 최대 20GWh로 추정된다. 이 공장은 최근 원통형 전지를 중대형화한 전기차용 '4680 배터리'는 생산하지 않는다.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전동공구를 비롯해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기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될 예정이다.
1991년에 설립된 삼성SDI 말레이시아 법인은 삼성SDI의 첫 해외 법인이다. 초기 브라운관 제조 거점을 거쳐 2012년에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이날 2공장 기공식에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를 비롯해 다토 세리 아미누딘 하룬 느그리슴빌란 주지사와 주의회 의원, 주 정부기관 대표, 이치범 주 말레이시아 한국대사와 포스코케미칼·W-SCOPE·일진머티리얼즈를 비롯한 말레이시아 법인 파트너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최윤호 대표는 “기공식은 '2030년 글로벌 톱 티어(Top Tier)'라는 우리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면서 “2공장의 성공적인 건설과 조기 안정화를 통해 말레이시아 법인을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누딘 주지사는 이날 “이번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 투자는 스름반시 내 청년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현지 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원형 배터리 시장은 기존 전동공구, 마이크로 모빌리티에서 전기자동차·에너지저장장치(ESS)로까지 확대되면서 2022년 101억7000만셀에서 2027년 151억1000만셀로 증가하는 등 연 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