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출시된 메타버스 플랫폼 공통점은 '실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캐릭터나 아바타로, 실사가 아니라 아쉬움이 있습니다. 고가의 옷이나 제품을 재질이나 바느질 등을 실제로 보지 않고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구매할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앞으로는 초실사형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고, 현실과 아바타 간 교감이 오가는 세상이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정보통신 미래모임)'에서 '웹(Web) 3.0 시대, 룰 메이커 전략(Rule Maker Strategy)'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노 대표는 중앙대 경영전문대학원 MBA를 졸업했다. 2002년 롯데정보통신 인사 부문을 거쳐 전략기획팀장으로 일했다. 2012년 경영지원부문장, 2017년 전략경영본부장을 거쳐, 2020년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동안 축적한 역량을 바탕으로 롯데그룹의 디지털 전환과 미래를 선도하고 있다.
◇웹 3.0(메타버스) 도래
노 대표는 웹 3.0은 다자간 소통으로 개인화, 지능화가 이뤄지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웹 1.0은 단방향 소통으로 중앙 집중화돼 있었다면, 웹 2.0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중앙 집중화적이라고 평가했다. 웹 3.0에서 나타나는 탈중앙화와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표는 “스마트폰 출시 이후 우리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고,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커머스 등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며 “메타버스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보완으로 봐야 하는지 혹은 완전히 새로운 산업으로 만들어 갈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메타버스나 NFT를 만들 수 없지만, 웹 3.0 시대 메타버스와 NFT를 터부시한다면 롱테일 영역에서 작은 비즈니스를 하는 수준일 것”이라며 “그래서 웹 3.0을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롯데정보통신은 헥슬란트와 NFT사업 확대를 위해 손잡았다. NFT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약 370억달러(약 48조원) 이상 거래가 집계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헥슬란트는 가상자산사업자로서 자체 가상자산 지갑 솔루션 '옥텟'을 활용해 자산의 거래, 보관, 출금용 자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11월 실제 거래가 가능한 NFT 마켓플레이스와 가상자산지갑을 오픈할 예정이다.
◇“메타버스, 서비스와 기술의 오케스트라”
노 대표는 메타버스가 '서비스'와 '기술'이 융합된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콘텐츠·서비스공간·요소기술·인프라를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로서 메타버스는 공연 콘텐츠, 유통 온라인 상품, 간담회나 업무 미팅 등이 이뤄지며 새로운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서비스 공간으로서 현재는 아바타 기반 플랫폼이 주류로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경제활동은 초기단계라고 진단했다. 메타버스에 들어가는 요소기술에는 디지털 휴먼, 블록체인, 딥페이크 등이 있다. 인프라는 디바이스의 보급 가속화, 에지오브컴퓨팅 확대, 5G 상용화가 이뤄져야 한다.
노 대표는 “현실에선 뻔한 공식이지만 사람은 현실 세계에서는 태어나 죽음이 있는 하나의 자아로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는다”며 “하지만 메타버스에선 영원히 살수 있고 다양한 자아가 가능하다. 다양한 페르소나로 살 수 있는 세상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메타버스 '실사형' 도전
롯데그룹은 메타버스 추진전략을 '실감형 콘텐츠'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가상과 현실세계를 연계하는 플랫폼을 구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정보통신은 미래 신사업 공략을 위해 메타버스 전문기업 '칼리버스'와 EV Charge 전문기업 '중앙제어'를 인수했다. 2021년부터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UAM, 자율주행, NFT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노 대표는 “칼리버스를 인수했는데 실감형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을 위해 독일의 미믹과 제작협업을 하고 있다”며 “메타버스 개발 엔진 고도화를 위한 언리얼 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 코리아와 업무 협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롯데그룹은 메타버스 구현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상현실(VR) 장편 드라마 하나비, 강다니엘 VR 콘서트, 현대차 VR 홍보 영상 등을 제작한 바 있다.
노 대표는 롯데의 메타버스 기술 강점으로 여섯 가지를 손꼽았다. 초고화질 VR 촬영기술은 고화질 이미지 프로세싱이 가능하다. 초현실적인 그래픽 VR 합성 기술로 그래픽 배경을 위화감 없이 보정할 수 있다. 또 사용자 시선 이동에 따라 최적의 값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어지럼증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보유한 실사급 리얼타임 렌더링 기술도 보유했다. 인터렉티브 특허기술, 동일한 품질을 최소 용량으로 압축하는 초고화질 압축 기술, 품질 최적화 영상 기술을 보유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메타버스 사업 추진 방향성으로는 현실 연결 수준이 강한 실사 중심의 메타버스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표는 “HMD VR을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경제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는 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해 유통, 전시, 엔터 등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할 계획”이라며 “디바이스, 클라우드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기술 제휴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3년도 롯데 메타버스 플랫폼을 내놓고 내년 CES에서는 베타버전을 선보일 것”이라며 “내년 말에는 그랜드 오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