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공군력에서 열세인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그간 확전 가능성을 우려, 공격용 무기로 간주되는 전투기 지원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바 있다.
이날 찰스 브라운 미 공군참모총장은 제13회 애스펀안보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이 우크라이나 공군에 전투기를 보내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게 정확히 무엇일지는 말해줄 수 없다”면서도 고려되는 선택지로 미국산 전투기나 스웨덴의 그리펜, 프랑스의 라팔, 유럽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등을 거론했다.
또 러시아에서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러시아산 전투기는 배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미그 등 구소련 전투기가 주종으로, 최신식 무기를 갖춘 러시아 공군에 비해 규모나 기술에서 크게 밀린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전투기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는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지원 등 전쟁 직접 개입을 기피해왔다.
WP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 지원을 논의하는 미국의 현재 모습은 개전 초기 미국의 모습과는 다소 다르다”며 “우크라이나군이 현대식 전투기를 갖춘다는 건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3월 폴란드는 자국의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넘기는 대신 미국 측에 F-16 같은 미국산 전투기로 공백을 채워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국이 거절하면서 무산되기도 했다.
앞서 14일 우크라이나 공군의 F-15와 F-16 전투기 조종 훈련에 예산 1억 달러(약 1335억원)를 배정한 미국 차기년도 국방예산안이 미 하원을 통과했지만, 미국 국방부는 찬성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조종사 훈련을 포함해 폭넓은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