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심 건물 활용을 극대화하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발전(BIPV)'이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빌딩 태양광발전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정증현 차세대태양전지연구센터 센터장, 유형근 선임연구원팀이 뉴욕주립대 연구팀과 함께 발전성능 및 장기안정성이 뛰어난 Cu(InGa)Se₂(이하 CIGS) 화합물 박막 소재 투광형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CIGS 화합물 태양전지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수준의 고효율(23.4%) 광 발전성능, 높은 장기안정성을 가진다. 효율성과 내구성 확보가 어려웠던 기존 소재들보다 상용화에 유리하다. 다만 불투명하다는 단점이 있다. 소재 자체 높은 광 흡수 능력, 태양전지 뒷면에 전극으로 사용되는 몰리브데늄 금속이 가진 불투명성 탓이다.
연구진은 투광도를 높이기 위해 수 마이크로미터(㎛) 크기까지 에칭이 가능한 레이저 공정을 적용했다. 그 결과 불투명한 박막 소재를 제거하고 광 투과가 가능한 미세패턴을 균일하게 형성할 수 있었다.
다른 개선 점도 있다. 레이저 에칭 공정 효율을 높이려면 CIGS 박막태양전지 뒷면 전극을 통한 레이저 조사가 가능하도록 기존 불투명한 몰리브데늄에 인듐주석산화물(ITO)로 적용해야 했다. 그러나 ITO/CIGS 계면 전기저항이 높아 광 발전성능이 크게 낮아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ITO 후면전극에 10나노미터(㎚) 두께 은 전구체를 적용해 계면 전기저항을 낮췄다. 양면이 투명한 CIGS 박막태양전지 셀 구조로, 고출력 광 발전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런 셀 구조는 전면을 통한 광 발전뿐만 아니라 후면입사 광 발전도 20~30% 추가돼 발전량이 커진다.
개발 투광형 태양전지 모듈은 레이저 에칭 면적 비율 조절로 투과도 제어가 자유롭고, 광 발전출력이 높다. 레이저 에칭 투광패턴을 100㎛ 이하로 작게 형성할 수 있어 심미적인 창호 제작이 가능하다. 정밀한 레이저 에칭으로 패터닝에 따른 효율 감소를 방지할 수 있다.
정증현 센터장은 “개발 창호형 태양전지는 가격경쟁력이 우수하고 이미 상용화된 CIGS 소재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술 실용화가 쉽다”며 “향후 발전성능과 레이저 에칭 능력을 향상하면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지원 KIST 주요 사업, 한국연구재단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Progress in photovoltaics: Research and Applications 7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