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의 무한한 잠재력… 최종 목적지는 연합 트윈

디지털 트윈 기술이 다양한 산업 군에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디지털 대전환 시대, 공간정보산업 도약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 원활한 주택 공급이 이뤄지려면 디지털 트윈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주택도시정책 플랫폼으로서 디지털 트윈은 주택정책 수립, 사업 계획, 수요자 의사결정 지원, 건설 현장 안전 관제, 주택시장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그 의견이다.

일부 산업에만 부분적으로 사용되던 디지털 트윈이 이제는 주택과 도시 정책에도 활용될 만큼 다양한 산업 군을 넘어 국민의 실생활에도 밀접하게 적용되는 핵심기술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실 세계의 쌍둥이를 가상 공간에 생성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
현실 세계의 물리적 객체와 동일한 쌍둥이 모델을 가상 공간에 만든다. 여기에 물리적 객체에 장착된 센서로 실 데이터를 수집하여 가상 모델과 동기화를 시킨 뒤,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법한 다양한 상황을 시뮬레이션 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디지털 트윈이다.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미래의 상황을 가상 공간에 반영하여 최적의 해답을 찾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일부 산업분야에 가상 시뮬레이션 형태로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던 디지털 트윈 기술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각 산업 영역별로 니즈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실에서 수행하기 힘든 상황을 가상공간에서 구현해 최적의 해결책 도출

디지털 트윈 플랫폼으로 구현한 스마트시티
디지털 트윈 플랫폼으로 구현한 스마트시티

도시 내 각종 데이터와 서비스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스마트 시티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기술은 디지털 트윈이다. 도시 주요 시설물 입지를 사전에 검증하고, 실제 도시 조성 후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하여 정책에 반영하고 대응 방안을 미리 마련할 수 있다. 도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홍수, 산사태, 산불 등의 자연재해를 시뮬레이션 하고, 피해 최소화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돌발 변수가 많은 도로 교통 분야 역시 최적의 의사결정을 위해 디지털 트윈을 활용할 수 있다. 각 도로 구간 별 실제 신호와 교통상황을 디지털 트윈 플랫폼으로 시뮬레이션 하여 최적화된 신호체계를 도출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검증 테스트는 실 도로에서 수행하기 어렵지만, 디지털 트윈 기술로 복제된 가상세계에서는 수만 가지 상황을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진단 또는 질환 관리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 환자의 몸에 직접 시술을 하는 대신,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하여 환자의 병변 부위를 가상 공간으로 옮긴 뒤 시뮬레이션으로 시술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다양한 기반 기술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집합체… 연합 트윈으로 발전 필요
디지털 트윈이 최근 다양한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는 이유는 새로운 분야에서도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구체화하고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기반 기술이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NDX PRO로 구현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디지털 트윈 예시
NDX PRO로 구현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디지털 트윈 예시

국내 디지털 트윈 플랫폼 분야의 대표적 기업인 이에이트 김진현 대표이사는 “디지털 트윈은 다양한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지만, 특히 시뮬레이션의 비약적인 발전이 디지털 트윈의 보편화를 이뤘다"라고 말하며 “과거 격자 기반의 시뮬레이션은 사용 난이도가 높아 현실적으로 수행하기 힘든 항공 우주 또는 실험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는 제조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었으나, 지금은 입자 기반 시뮬레이션 등 기술이 다각화되어, 적용할 수 있는 산업 군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이트는 한국판 뉴딜 2.0 디지털 트윈 활성화 전략의 디지털 트윈 관련 중소기업 중 시뮬레이션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소개된 바 있으며, 순수 자체 기술 입자 기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엔플로우(NFLOW)와 디지털 트윈 플랫폼 엔디엑스프로(NDX PRO)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에이트 김진현 대표이사는 "국내 디지털 트윈의 최종 목적지는 연합 트윈이다"라고 전망했다. 연합 트윈이란 단일 디지털 트윈들을 지능적으로 연합하고 광범위적으로 분석, 예측, 제어하는 기술이다. 김진현 대표이사는 "앞으로 다양한 산업 군에서 구축될 디지털 트윈이 서로 융합된 연합 디지털 트윈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합작하여 민간 주도의 디지털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thank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