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보·한화 등 국내 '빅3'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규모가 11조원을 돌파했다.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 0%)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ESG 투자 확대가 탄력을 받고 있다.
각 보험사가 최근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이들 3사가 단행한 ESG 누적 투자액은 11조844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말 누적 투자액 9조9034억원에 비해 20% 증가했다.
ESG 투자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 투자와 학교·문화시설·공공주택을 건설하는 공기업이나 일반기업이 발행하는 ESG 채권 투자를 말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6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보험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구체적으로 보면 친환경·사회적·지속가능 채권 등에 4조4000억원, 수자원 및 신재생 에너지 등 대체 자산에 2조1000억원을 투자했다.
교보생명이 3조7099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교보생명은 ESG 추진 로드맵에 따라 올해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 교보생명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와 하수처리시설, 폐기물 처리시설 등 친환경 시설에 대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집중했다.
한화생명의 ESG 투자는 1조6347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생명 역시 수자원·하수처리시설 투자, 학교와 문화시설 등 친사회적 투자를 단행했다.
3사는 석탄 채굴 기업, 도박, 담배 등 기업에 대한 투자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ESG 투자 확대는 ESG가 거스를 수 없는 경영 대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ESG에 대한 인식은 '착한 기업' 또는 환경 오염을 예방하거나 취약계층 사회공헌활동에 국한돼 있었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필두로 친환경 투자, 조직문화 개선, 사회적 책임까지 기업 생존의 필수항목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생명은 오는 2030년까지 ESG 투자를 20조원으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도 각각 '비전 2025', '그린 라이프 2030' 등 중장기 목표를 수립해서 실천하고 있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는 보고서에서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에 대처하고자 적극적인 탄소중립 달성 노력뿐 아니라 투자 대상 기업의 탄소중립 달성을 요구하는 등 국내외에 선한 영향력을 확대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도 “환경 보호와 친환경 경영 내재화, 사회적 책임 실천과 나눔 경영,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의 전략 방향과 세부 추진과제를 선정하는 등 ESG 경영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해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