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하반기 '리스크 관리' 고삐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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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들이 올 하반기 일제히 리스크 관리 강화에 고삐를 당긴다. 금리·물가·환율이 모두 치솟는 3고(高) 복합위기 상황에서 대출부실 가능성을 선제 관리해 경영 안정과 수익 방어를 실현한다는 전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동안 주요 금융그룹에서 눈에 띄는 건전성 지표 악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금융그룹이 모두 1분기와 2분기에 상당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며 하반기 경제 위축 상황에 대비하고 있어 오는 9월 말 이후 대출상환·이자유예 지원이 종료하더라도 금융사에 큰 리스크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KB금융그룹의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463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다. 2분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전분기 대비 156.0% 급증한 3331억원을 기록했는데 추가 충당금 적립 외에 1분기 충당금을 환입한 영향이다. 특이요인을 제외한 상반기 대손비용률(CCR)은 0.22%로 전년동기와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KB금융은 대출 신청부터 중간 관리, 만기 후 연체관리에 이르는 전체 연체관리시스템 강화에도 나섰다. 인공지능(AI) 기반 연체관리시스템을 은행·카드·캐피탈·저축은행에 도입키로 했다. 국민은행이 오는 9월 시스템 적용을 시작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상반기 대출상환 유예 차주 지원 등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추가 충당금을 적립함에 따라 상반기 대손비용이 작년 동기 대비 67.6% 증가한 6018억원으로 나타났다. 2분기 대손비용은 전분기 대비 47.0% 상승한 3582억원이었다.

그룹 대손비용률은 작년 동기 대비 11bp 증가한 0.31%이나 경상 충당금에 따른 대손비용률은 0.16%로 작년 0.22%보다 낮았다.

신한금융은 코로나 유예 차주, 가계, 개인사업자, 한계기업 등으로 취약차주를 세분화하고 핀셋 지원으로 사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은행 외 여러 금융권에 걸쳐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에 대한 특별 모니터링과 관리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상반기 대손비용이 4970억원으로 142.4% 증가했다. 경기전망 하향 조정에 따른 추가충당금 약 1310억원이 반영된 수치다. 일회성 추가충당금 제외 시 경상 대손비용은 약 1600억원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2분기 대손비용률은 0.29%로 일회성 요인을 제거한 경상 수준은 0.19%를 기록해 작년 연간 대비 0.2bp 상승하는데 그쳤다. 우리금융은 추후 연체율과 부도율 등을 모니터링하며 추후 충당금 적립 확대 등에 대응할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상반기 422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105.6%, 전분기 대비 48.2% 늘어난 수치다. 작년 연간 대비 약 80%에 달하는 규모다. 대손비용률은 2분기 0.12%로 전분기 대비 2bp 상승했으나 경상적 수치는 0.03%로 전분기 대비 1bp 상승에 그쳤다.

하나금융은 차주별 관리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유동성 모니터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선제 리스크 관리로 자산건전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