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만큼 정성껏 만든 맥주"...교촌 문베어브루잉 가보니

교촌 문베어브루잉 양조장에서 직원이 수제맥주를 만들고 있다.[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 문베어브루잉 양조장에서 직원이 수제맥주를 만들고 있다.[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의 슬로건이 '정성을 다하는 치킨'입니다. 맥주 역시 정성껏 만든 맥주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기본에 충실한 맥주가 인정받고 난 이후 특색을 갖춘 맥주를 만들려는게 우리의 방향성입니다.” -허정석 문베어브루잉 공장장

서울에서 차로 2시간여를 달리면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 다다랐다. 속초 시내를 지나 한적한 농가를 거쳐 20여분을 들어가니 교촌 문베어브루잉 양조장이 눈에 들어왔다.

문베어브루잉 전체 공장 규모는 약 10만873㎡(약 3300평)로 수제맥주 공장 중에선 규모와 설비 기준 상위권에 속한다. 공장 입구는 문베어브루잉 심볼인 반달곰 조형물이 늘어서 마치 음식점이나 펍을 연상시킨다. 계단을 올라서면 대형 펍 매장과 유리창 너머 양조 설비가 가득한 공장 풍경이 펼쳐진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재 매장과 견학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

교촌 문베어브루잉 양조장 입구 전경.[사진=박효주기자]
교촌 문베어브루잉 양조장 입구 전경.[사진=박효주기자]

24일 문베어브루잉 공장에서 만난 허 공장장은 “내부 재정비와 제품 라인업을 재구축하고 있는 단계로 조만간 공장 내 탭 하우스와 견학 시설도 다시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문베어브루잉은 수제맥주 3종(금강산·백두산·치맥)을 생산하고 있다. 기존에 판매한 산(山) 시리즈 수제맥주 '금강산 골든에일'과 '백두산 IPA'는 교촌만의 색을 입혀 새롭게 리뉴얼 출시했다. 새롭게 준비 중인 신제품은 라거와 스타우트, 페일에일, 스페셜 IPA 등 4종이다. 라거 제품은 이르면 내달 초 선보인다.

문베어브루잉 제품은 부담 없이 편안한 음용성이 특징이다. 전체 양조 공정은 원료 투입→당화→자비→침전→발효→저장→살균으로 이뤄진다. 양조 핵심 과정은 미국에서 들여온 고효율 설비(HEBS)로 생산 효율을 높였다. 기존 시설보다 원료 투입량과 폐수 배출량이 적지만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를 낸다.

교촌 문베어브루잉 양조장에서 직원이 수제맥주를 만들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 문베어브루잉 양조장에서 직원이 수제맥주를 만들고 있다. [사진=교촌에프앤비]

매시필트, 원심분리기, 순간살균기 등은 수제맥주 공장에서 보기 드문 설비다. 특히 맥아 여과 매시필트를 갖춘 곳은 국내서 단 세 곳 정도로 수제맥주 공장 중 유일하다. 매시필트를 이용하면 미세한 공정이 가능해 발효가능한 맥즙을 보다 많이 걸러낼 수 있어 수율이 높아진다.

허 공장장은 “한 번 담금할 때 2000ℓ를 생산하고 하루 세 번 담금을 통해 6000ℓ를 만든다”며 “6000ℓ 발효조는 총 10기, 2000ℓ 1기, 500ℓ 1기를 갖추고 있어 연간 120만ℓ를 생산할 수 있고 이는 1년에 캔제품(500㎖) 240만캔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문베어브루잉은 지난해 5월 교촌에프앤비가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인수했다. 이어 같은해 8월 재개장했고 올해 본격적인 사업 전개에 나서고 있다. 전국 1342개(4월말 기준) 직·가맹점 교촌치킨 매장을 포함해 편의점과 마트로 입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소진세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개장식 기념사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수제맥주 비즈니스는 기존 치킨 가맹 사업과의 시너지로 함께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교촌이 선택한 제대로 된 프리미엄 수제맥주라는 가치를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