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오염수가 포함된 바닷물이나 지하수에서 방사성 요오드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배상은 방사화학연구실 연구원팀이 한병찬 연세대 화학공학과 교수팀, 현택환 서울대-IBS 교수팀과 함께 바닷물이나 지하수에 녹아있는 방사성 요오드 핵종을 선택적으로 99.8% 이상 제거하는 재사용 가능 흡착제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방사성 요오드는 원자력발전소 우라늄 핵분열 과정에서 생성되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도 다량 존재한다. 인체에 유해하지만, 원전 오염수에서 완전 제거가 불가능했다.
바닷물에는 염소, 불소, 브롬과 같은 할로겐 음이온이 다량 녹아있어 같은 할로겐 음이온인 요오드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어렵다. 기존에는 은(Ag)을 흡착제로 이용해 할로겐 음이온을 침전시킨 후 방사성 요오드를 제거해 비용이 많이 들고, 폐기물도 많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자성을 띤 철 나노입자 표면에 백금을 코팅, 요오드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흡착제를 개발했다. 흡착제 표면에 코팅된 백금이 요오드와 '공유결합(2개 원자가 서로 전자를 방출해 전자쌍을 형성하고 공유하는 화학결합)'해 요오드만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흡착제 표면 백금에 결합한 방사성 요오드는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분리해 방사성 폐기물로 처리한다.
이 흡착제는 방사성 요오드만 제거하고, 재사용할 수 있다. 방사성 폐기물의 양이 적고, 흡착제 추가 구매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다. 나노입자 중심부에 철을 넣어, 자석을 이용해 물속에 퍼져있는 흡착제를 쉽게 회수할 수 있게 했다.
개발 흡착제를 사용하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현장의 수백만 톤 원전 폐수에서도 방사성 요오드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닷물에 녹아있는 자연 요오드만 추출해 의약품, 화학제품 등 우리 생활에 필요한 요오드를 생산하는 기술로도 활용할 수 있다.
박원석 원자력 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방사성 요오드 흡착 기술과 시스템을 이용해 방사성 요오드뿐만 아니라 더 많은 방사성 동위원소 처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기술개발사업으로 개발한 이 기술은 국내 특허 2건, 국제 특허 8건을 출원했고 최근 일본 특허가 등록됐다. 연구 결과는 수자원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워터 리서치(IF 13.4)'에 지난 14일 자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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