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알뜰폰(MVNO) 서비스 '리브엠(Liiv M·리브모바일)'이 KT로 제휴 통신망을 전격 확대한다. 25일부터 LG유플러스에 이어 KT에서도 리브엠 요금제를 출시해 알뜰폰 사용자가 더 다양한 선택권을 누릴 수 있게 됐다. 하반기 중 SK텔레콤으로 통신망 제휴 확대를 목표하고 있어 리브엠 영토 확장이 전체 알뜰폰 시장 성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KB국민은행은 KT로 제휴 통신망을 확대하고 왓챠·시즌 등 OTT, 게임박스 등 게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KT망 요금제는 △음성·문자를 필요한 만큼만 이용하는 LTE 실속 15GB 등 2종 △음성·문자·데이터를 무제한 사용 가능한 LTE 무제한 11GB+, 100GGB+ 등 6종 △가족·지인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을 수 있는 데이터 같이 쓰기 120분+, 240분+ 등 4종이다.
국민은행은 최근까지 이동통신 대리점·판매점 등으로 구성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가 리브엠 사업 철수와 규제 샌드박스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등 도매망 확대를 앞두고 갈등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통3사의 알뜰폰 도매망 사업 확장 기류, 알뜰폰 제휴 요금제를 출시한 신한은행의 간접 진출,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알뜰폰 사업자 인수 등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따라 알뜰폰 망 확대 수순을 밟게 됐다.
리브엠 가입자는 약 30만명으로 이통3사 자회사에 비하면 아직 고객 규모는 미미하다. 하지만 컨슈머인사이트의 작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알뜰폰사업자 중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알뜰폰 업계 처음으로 5G 서비스를 시작하고 리브엠 모든 요금제에 대해 무약정을 도입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국민은행 예·적금과 패키지 상품을 기획해 금융·통신 융합상품 시대를 연 것도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알뜰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카페·편의점·적금금리 우대쿠폰 등 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국민은행이 리브엠으로 금융·통신 분야에서 서비스·데이터 융합을 시도한 것은 타 금융사에 새로운 성장 아이디어로 작용했다. 신한은행이 최근 KT·KT 알뜰폰사업자와 손잡고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한 것은 금융사들이 금융에 이어 직접 통신 데이터 확보에 나선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토스는 중소 알뜰폰사업자인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하며 금융에 이어 통신시장에서 국민은행에 이은 메기의 탄생을 예고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SKT 통신망을 추가 확대해 고객이 리브엠에서 원하는 통신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