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GM이 합작한 배터리 제조사에 3조원을 웃도는 대규모 지원금을 투입한다. 전기차 보급 확산은 물론 핵심 부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투자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미국 에너지부가 '얼티엄셀스'의 오하이오·테네시·미시간 공장을 대상으로 총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의 대출 지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얼티엄셀스는 LG엔솔과 GM이 지난 2020년에 설립한 배터리 합작사다. NYT는 미국 정부가 특정 기준을 충족한 기업에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은 2010년 테슬라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테슬라는 미국 에너지국으로부터 모델S 생산 지원금 4억6500만달러를 받았다. 완성차가 아닌 전기차 배터리 셀 제조에서 지원금을 받는 것은 얼티엄셀스가 처음이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신차 가운데 절반을 전기차 등 무공해 친환경차로 채우기 위해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얼티엄셀스에 대규모 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자국 내 전기차 생산·보급을 위한 조치다.
미국 에너지부는 얼티엄셀스의 미국 내 신공장이 앞으로 5000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GM은 올해 안에 오하이오 공장에서 배터리 팩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NYT는 배터리 생산 거점이 들어서면서 미국 내 전기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공장과 가까운 곳에서 배터리 거점을 구축하면 그만큼 물류비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앨라배마·조지아·테네시 등 남부 지역에 집중된 전기차·배터리 관련 투자가 오하이오·미시간 등 북동 지역으로 확산된 것도 긍정적 신호로 봤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성명을 내고 “성장 산업 핵심인 첨단 배터리를 우리 지역에서 직접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행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자금을 지속 투입할 방침이다. 주요 고속도로를 따라 충전소를 구축하는 데 75억달러(약 9조8300억원)를 투입한다. 리튬 등 배터리 핵심 소재 확보에도 70억달러 이상을 지출할 계획이다.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의존도를 낮춰서 안정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