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과의 비즈니스 외교를 시작한다. 유럽과의 반도체·원자력·방위산업 협력에 이은 시장 다변화의 일환이다.
윤 대통령 초청을 받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27~28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인구의 41%, 아세안 총 GDP의 34%를 차지하는 아세안 핵심국가다.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나라와 함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도 참여 중이며,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나라다. 우리나라와 교역규모는 작년 한 해만 34% 늘어난 국가로서, 2억7000만명 인구에 구매력 또한 2050년 세계 4위가 예상되는 큰 시장이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 완성차 공장,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롯데케미칼의 석유화학단지 등 우리 기업의 현지 투자도 많이 늘어났다.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우리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한 핵심 파트너인 셈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를 통해 정상 간 비즈니스 외교의 출발을 알린 윤 대통령은 28일 예정된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경제협력을 증진하는 논의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인도네시아 협력뿐 아니라 한-아세안 협력 논의도 기대된다. 대통령실 또한 베트남 '원톱' 체계였던 문재인 전 정부 신남방정책의 중심을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투톱' 체계 또는 다양화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또한 우리나라와의 경제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1박 2일간의 방한 일정 중 정상회담 외에 기업인 간담회, 화성 현대자동차 기술연구소 방문도 예정돼 있다. 대통령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와 마찬가지로, 공식만찬에 기업인을 초청, 양국 간 경제협력의 가교 역할을 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양 정상은 방산, 인프라, 경제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며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 아세안 협력 등 주요 국제문제에 관해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한-인도네시아 관계 강화뿐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신 아세안 외교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