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ESG 경영' 등 기술환경 변화가 우리 기업의 연구개발(R&D) 의지를 높이지만 최근 국내외 시장 불안 요인이 큰 위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구자균)는 기업 R&D 현황 파악, 맞춤형 정책 발굴 목적으로 수행한 '2022년 상반기 기업 R&D 동향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외부 환경변화가 R&D투자에 미치는 영향](https://img.etnews.com/photonews/2207/1556887_20220727135545_171_0001.jpg)
이번 조사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기업부설연구소 보유 제조업 476개사 대상, 대면조사 방법으로 실시했다.
'외부 환경변화가 R&D 투자에 미치는 영향' 조사에서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디지털 전환 가속화' '탄소중립 및 ESG 경영 강조' 항목은 각각 112점과 110.4점이었다. 100점 기준으로 이들 항목이 R&D 투자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러-우크라 전쟁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안정' 항목 점수는 44.9점, '세계 경제 고물가·저성장·금리 인상 등 시장 불안' 항목은 44.6점으로 글로벌 시장 불안 요인이 기업 R&D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응답 기업 42.2%는 새로운 R&D 과제를 진행해 환경변화에 능동 대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3.9%는 중도 포기 과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R&D 과제 진행 기업의 주요 연구목적은 코로나19 대응(32.3%), ESG 경영(31.9%), 디지털 전환(28.1%) 순이었다.
제조업 서비스화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거나 디지털 기술 접목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특성상 탄소 배출량이 많고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기술혁신이 핵심 수단으로 작용되는 상황에 기인한다.
또 신규 R&D 과제를 진행한 기업 중 생명과학, 식품 분야 기업 절반 이상은 코로나19를 신규 과제 주요 요인으로 응답했다. 코로나19로 부상하는 의료·바이오 산업 분야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정부에서 기업 기술혁신 촉진을 위해 시행하는 다양한 지원정책에 대한 기업 활용도, 선호도 조사도 있었다. 지원정책 활용도는 R&D 세액감면 73.8%, 정부 R&D 과제 51.7%, 인력지원 35.9% 등 순으로 높았다.
그런데 활용도와 선호도 차가 큰 분야도 있었다. 공공혁신조달의 활용도(9.1%)는 아주 낮았나 선호도(81.9점)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응답 기업 96.4%는 재택근무 등 비대면 근무 형태를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70.8%가 비효율적이라고 답변했다. 그래도 현상 유지나 확대하려는 기업이 70%에 이른다. 비대면 근무 생산성, 효율성을 높이는 해법을 찾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마창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우리 기업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혁신 활동을 추구하는 만큼 정부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하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수행이 가능하도록 연구소 외 근무를 허용하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좋은 예”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