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올해 '리빙 테크'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디지털과 온라인 역량을 강화해 가구·인테리어 분야 오프라인 전문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디지털·온라인 분야를 담당하는 본부급 조직을 부문으로 확대 신설하는 등 전사적 역량 결집에 나섰다.
신희송 한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리빙테크를 구현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5월 한샘에 합류한 신 CTO는 신설된 IT본부를 총괄한다. 그는 네이버·쿠팡 등을 거쳐 2020년부터 우아한형제들에서 기술이사를 역임했다. 배민상회 등 물류 플랫폼 주요 서비스가 그의 손을 거쳤다.
플랫폼 업계를 떠나 가구 업체를 선택한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신 CTO는 “가구산업은 축적된 데이터가 많음에도 실제 고객 서비스에 접목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개발자로서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서 디지털 전환을 성공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에 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샘의 첫 인상을 묻자 신 CTO는 '준비된 기업'이라고 답했다. 그는 “당초 예상과 달리 이미 커머스 플랫폼을 갖추고 있는 데다 물류·주문·제조 관리 시스템 체계도 잘 구축돼 있었다”면서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했다.
그가 한샘 합류 후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샘라이브챗'이다. 라이브커머스 형식의 상품 콘텐츠를 선보이는 동시에 실시간으로 리하우스 디자이너(RD) 전문 상담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한샘은 그간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음에도 고객에게 전달할 수단이 없어 홈쇼핑 등 다른 채널에 의존해왔다”며 “우리가 운영하는 플랫폼에서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말했다.
향후에는 샘라이브챗에 전국 2500명의 RD 전문 인력을 활용한 화상 상담도 도입할 계획이다. 그는 “화상 상담을 진행한다면 내부 주택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즉석에서 3차원(3D) 렌더링 설계 서비스도 가능하다”면서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차별화된 리모델링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2월에는 온라인 쇼핑몰 '한샘몰'과 '한샘닷컴'을 합친 통합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리모델링과 홈퍼니싱으로 분산된 고객층을 하나로 모아 유기적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산이다. 현재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개선 작업을 마치고 구현 단계에 이르렀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과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는 “지금으로선 한샘과 오늘의집이 추구하는 포커스가 조금 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까워질 것”며 “좋은 플랫폼만 갖춘다면 리모델링 시공 능력과 대리점 네트워크 등을 갖춘 한샘이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리빙테크 도약을 선언한 한샘은 현재 정보기술(IT) 전문인력 경력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개발자 수시 채용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는 “원격 근무, 거점 오피스 등 새로운 근무 형태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업무 측면에서 기존의 서비스를 개선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좋은 환경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샘을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 사례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적 중견 기업, 제조기업도 디지털 전환을 통해 충분히 새로운 회사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고객이 가구 또는 리모델링을 떠올리면 한샘 애플리케이션(앱)부터 찾는 모습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라이브커머스 샘라이브챗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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