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최대치인 18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 2분기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30% 이상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면서 현대차·기아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올해 실적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매출 135조8029억원, 영업이익 10조144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 대비 매출은 15.4%, 영업이익은 51.8% 늘어난 수치이자 사상 최대치다.
현대차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1개월 전과 비교해 매출은 5조원 이상, 영업이익은 1조8000억원 이상 상승했다. 증권사들이 일제히 실적 전망치를 높인 결과다. 컨센서스가 실제 실적에 부합할 경우 영업이익률은 7.4%로 작년(5.7%)보다 1.7%포인트(P) 늘어난다. 현대차가 올해 목표로 제시한 5.5~6.5%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기아 역시 견조한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작년 처음으로 5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기아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조9095억원으로 56.1% 증가할 전망이다. 매출은 작년보다 20.0% 늘어난 83조8926억원으로 처음 80조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1개월 전 발표한 연간 실적 컨센서스보다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 이상, 매출은 4조원 이상 늘었다. 연간 영업이익률 컨센서스는 9.4%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작년 7.3%보다 2.1%P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가 잇달아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한 것은 국내외 시장의 차량 재고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중대형 차량 선전과 환율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분기부터 반도체 수급난이 점진적으로 해소되며 물량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란 관측과 대어급 신차가 줄줄이 출시를 앞둔 점도 실적 상향 전망에 힘을 보탠다. 현대차는 3분기 아이오닉 6, 4분기 7세대 그랜저 판매를 시작한다. 기아는 7월 셀토스를 선보인 데 이어 고성능 전기차 EV6 GT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도 환율 효과와 재고 부족 등으로 올해 하반기 역시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 본격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하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