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규모 인천지역화폐' 카드사 대격돌

'2조 규모 인천지역화폐' 카드사 대격돌

2조원 규모의 인천시 지역화폐 차기 사업에 카드사가 대거 출사표를 내민다. 신한카드를 비롯해 하나카드, NH농협카드 등 굵직한 카드사가 참여 의지를 내비쳤다. 다른 카드사도 참여 검토에 나서는 등 기존 사업자인 코나아이와의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인천시는 9월 중 인천 지역화폐 '인천e음' 차기 사업자 선정 절차에 착수한다. 인천e음의 올해 발행액은 2조3763억원으로 지난해(3조5805억원) 대비 감소했지만 전국 최대 규모의 지역화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인천보다 인구가 훨씬 많은 경기 지역화폐의 올해 발행액(2조8137억원)에 필적한다. 인천e음은 코나아이가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대행을 맡아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우선 신한카드가 서울페이 사업자 경험을 최대 강점으로 부각하면서 사업 획득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컨소시엄(신한카드, 신한은행, 카카오페이, 티머니) 구성원 가운데 하나다. 현재 서울 지역화폐 플랫폼 '서울페이플러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서울시 행정혁신 플랫폼 개발 및 운영, 상품권 판매 대행, 가맹점 모집 역할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16년 동안 인천시금고를 관리하는 등 인천시와 그룹사 간 밀접한 관계도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부산시를 비롯해 대구, 광주 등이 지역 기반 은행에 지역화폐 운영대행 업무를 맡기고 있다.

'2조 규모 인천지역화폐' 카드사 대격돌

신한카드 관계자는 “서울이란 가장 큰 지자체 지역화폐인 서울페이를 운용한 경험이 우리의 강점 중 하나”라면서 “페이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데다 다수 지차체 사업도 대행하고 있어 다양한 서비스 부분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지역에서 거점 조성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강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은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주요 계열사와 시설을 한데 모으는 '하나드림타운'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계열사인 하나은행이 대전 지역화폐 '온통대전'을 운영한 경험도 그룹 카드 계열사에 접목,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현재 하나금융 주요 계열사가 청라로 이전하는 하나드림타운 조성 사업이 추진 중인 상황에서 해당 지역 지역화폐 사업자 입찰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게 이상한 것”이라면서 “현재 대전 지역화폐 사업자로 하나은행이 관련 업무를 하는 만큼 역량 등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NH농협카드도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농협카드는 2020년 27종, 지난해 45종, 올해 6종의 지역화폐 체크카드 운용 경험이 있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9월 예정된 인천e음 사업자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면서 “다수 지역화폐 체크카드를 운영한 경험이 우리 강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도 참여 여부를 검토하는 만큼 '쩐의 전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KB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는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9월 사업자 입찰 내용에 따라 경쟁에 합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참여 여부는 미정이지만, 인천e음 사업자 입찰에 관심은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의 지역화폐 사업 진출은 신규 회원과 취급액 창출 효과는 물론 신용·체크카드 발급 유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카드사 회원이 아닌 지역화폐 이용자 데이터 확보까지 할 수 있어 다양한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역화폐 사업은 기존 회원에게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규 회원과 취급액을 늘리는 등 다양한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결국 이런 효과는 데이터 확보로 이어져 추후 고객관리, 마케팅, 이외에 사업 확장에도 활용할 수 있어 카드사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지역화폐 현황 및 규모

'2조 규모 인천지역화폐' 카드사 대격돌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