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조기 상용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UNIST(총장 이용훈)는 박혜성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고효율·장수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진공 박막증착 공정으로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진공 박막증착은 원료 물질을 진공 상태에서 증발시켜 기판에 얇게 입히는 공정이다. 대형 OLED TV 제조 등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진공 박막증착 공정으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태양광-전기 변환 효율은 21.4%를 나타냈다. 진공 박막증착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가운데 최고 효율이다.
전지 전체를 보호 물질로 감싸는 봉지막(encapsulation) 공정을 거치지 않아도 습도 60~70% 환경에서 1000시간 작동하며 초기 효율의 60% 이상을 유지해 뛰어난 내구성도 나타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 위에 얇은 막(passivation layer)을 입혀 수분과 열에 약한 페로브스카이트를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루델스덴-포퍼' 구조 피막은 내부 입자 배열이 불규칙해 전하 입자(전자)가 전극까지 제대로 흘러 들어가지 못했고 이는 전지 효율 떨어지는 원인이 됐다.
박 교수팀은 내부 원자의 정렬 방향을 맞춘 보호 피막을 합성하고 증착 과정에서 박막 형성 속도를 비롯한 공정 변수를 조절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러한 진공증착 기반 보호 피막 기술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탠덤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발광다이오드, 광센서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박혜성 교수는 “박막 증착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상용 가능한 대면적으로 제작하는 데 매우 유리한 공정”이라며 “이 공정으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이 20%를 넘어섰다는 점도 상용화에 기여할 유의미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와 환경과학'에 온라인으로 소개됐고,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