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이어 7월에도 외식 물가가 8%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30년 만의 최대 폭 상승을 이어갔다. 곡물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데 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에 따른 가격 상승도 더해지면서 밖에서는 밥 한끼 맘 편히 사먹을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외식물가지수는 111.39(2020=100)으로 전년 대비 8.4% 상승했다.
이는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특히 외식물가는 연초 대비 상승 폭이 커지는 추세다. 1월 외식 물가는 전년 대비 5.5% 상승했으며 2월에는 6.2%를 기록하며 6%대로 올라섰다. 이어 3월과 4월 상승 폭은 6.6%를 기록했고 5월 7.4%, 6월 8.0%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7월에도 외식 물가를 구성하는 39개 품목 모두가 일제히 상승했다. 갈비탕(12.6%), 자장면(11.9%), 생선회(10.7%), 칼국수(10.1%), 김밥(11.1%), 떡볶이(10.5%), 치킨(11.4%), 도시락(11.3%) 등 주요 외식 품목의 가격이 모두 올랐다.
품목별로도 상승 폭은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치킨의 가격 상승률은 6.3%, 자장면은 6.9%, 칼국수는 5.2% 상승하는 등 대부분 한 자릿수대 상승률을 보였다. 반년 사이에 외식 품목의 상승 폭이 급격히 커지고 있는 셈이다.
외식 물가는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재료비 인상 요인이 누적된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농축수산물 가격과 가공식품 가격도 오름세다. 7월에는 폭염과 비가 반복되면서 채소류 가격이 25.9% 급등했다. 배추 가격은 72.7% 올랐으며 상추(63.1%), 시금치(70.6%), 오이(73.0%), 파(48.5%) 등도 급등했다.
축산물 가격도 수입 쇠고기(24.7%), 돼지고기(9.9%)를 중심으로 6.5% 상승했다. 축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으로 사먹는 소고기, 돼지고기의 가격도 올랐다. 7월 외식 소고기 가격은 전년 대비 8.8%, 돼지갈비는 10.4%, 삼겹살은 11.2% 상승했다.
가공식품도 지난해 대비 8.2% 올랐다. 공급망 차질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밀가루는 전년 대비 36.4% 올랐다. 밀가루 가격 상승 폭은 1월 12.1%에서 5월에는 26.0%, 6월에는 36.8%를 기록했다. 국수(32.9%)와 빵(12.6%), 식용유(55.6%), 비스킷(19.6%) 등의 가격도 상승 폭이 컸다. 소금(27.9%), 간장(10.4%), 된장(10.4%), 식초(14.8%), 혼합조미료(11.8%) 등 요리에 기본적으로 쓰이는 조미료의 가격 상승률도 두 자릿수대를 기록했다.
향후 국제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외식과 가공식품 등을 중심으로 물가 불안이 계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식과 가공식품은 현재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석유류보다 가중치가 높다. 외식의 물가 가중치는 126.7이며 7월 물가상승분의 1.07%포인트(P)를 기여했다. 가공식품의 가중치도 86.8이며 7월 물가를 0.70%P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공식품이나 외식 가격은 한번 인상하면 다시 하락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며 “국제유가의 영향이 여전한 가운데 외식 등 유가 상승이 파급된 품목이 상승세가 전체적인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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