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달 처음으로 스마트TV에 실시간 채팅 기능을 지원하고 콘텐츠 시청과 양방향 소통을 동시에 구현한다. 단순한 영상 시청을 넘어 감정과 정보를 공유하는 사용자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중 2020년 이후 출시한 스마트TV를 대상으로 실시간 채팅 서비스인 '라이브 채팅'을 제공한다. 외부 앱과 연동 형태가 아닌 제조사가 직접 개발한 실시간 채팅 서비스를 스마트TV에 기본 탑재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라이브 채팅은 콘텐츠 시청 중 감정이나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채팅방을 만들거나 기존 채팅방에 입장해서 실시간 소통하는 서비스다. 텍스트는 TV 리모컨이나 모바일기기로 입력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프로그램이 끝나면 채팅방도 자동 삭제된다.
라이브 채팅은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 행사 기간에 열린 삼성전자 TV 신제품 발표회 '퍼스트룩'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챗 투게더'라는 서비스명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하면서 실시간 소통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삼성전자는 3월부터 2022년형 스마트TV 신제품을 대상으로 베타 버전 테스트를 진행했다. 욕설 등 일부 언어 필터링과 개인정보보호 등에 초점을 맞춰 기능 고도화에 주력했다. 약 5개월 시범 적용을 거쳐 이달 중 국내에 우선 출시한 뒤 추후 글로벌 주요 국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스마트 모니터나 포터블 스크린 등 일부 모델을 제외하고 2020년 스마트TV 모델부터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라이브 채팅 서비스가 자사 스마트TV 경쟁력은 물론 전사 화두인 '고객경험'을 높일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TV의 하드웨어(HW) 상향평준화가 이뤄지면서 콘텐츠와 서비스가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수년 전부터 삼성 TV의 지향점으로 단순히 영상을 틀어 주는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가 합쳐진 '스크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건강관리, 영상회의, 게임 등 TV를 활용한 서비스를 꾸준히 개발했다. 이번에 TV 제조사로는 처음으로 실시간 채팅 서비스까지 탑재하면서 콘텐츠 역량을 높인다.
최근 적극적인 감정 표현이나 정보공유가 익숙한 시청자가 늘면서 라이프 채팅은 새로운 TV 시청 문화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예능이나 스포츠 프로그램에서 TV 실시간 채팅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오는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은 서비스 확산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시간 채팅 서비스가 월드컵 특수를 노리는 TV 제조사의 핵심 마케팅 도구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라이프 채팅 서비스는 비대면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과 감정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라면서 “월드컵이 다가옴에 따라 실시간 채팅 기능은 많은 사용자가 이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