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이성원 화학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전자피부 소자로 활용할 수 있는 매우 얇은 두께와 우수한 통기성을 갖는 나노메쉬(그물망) 구조의 유기물 전계효과 트랜지스터(OFET)를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나노메쉬 구조 OFET는 다양한 센서들과의 통합으로 피부 위에서 직접 생리학적 데이터를 추출하고 정보처리를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피부는 피부에 부착하는 전자기기로 체온, 심박수, 근전도, 혈압 등 신호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헬스케어 시스템을 통한 생체신호를 실시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는 조직 표면이 부드럽고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유연한 센서가 요구된다.
하지만 액체 및 기체 투과성이 낮은 평면 기판 구조의 센서를 피부 표면에 장기간 부착하게 되면 아토피나 신진대사 장애 등 예상하지 못한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생체 표면에 직접 접촉하는 전자장치들은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통기성이 확보돼야 한다. 우수한 통기성을 갖는 나노섬유 기반 나노메쉬 구조 디바이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연구팀은 초박막 형태의 나노메쉬 구조 OFET를 제작해 착용자가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않으면서 다양한 센서와 결합할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 OFET 소자는 접히거나 곡선 표면에서도 일정한 성능을 갖는다. 1000번 이상 변형 및 높은 습도와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 거의 없이 안정적 스위치 특성을 보여줬다.
기존 나노메쉬 구조의 트랜지스터를 구현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표면이 거칠고 나노섬유 특성상 기계적 견고성과 열 및 화학적 안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생체적합성 코팅으로 적합한 'Parylene C'라는 물질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진공 증착법을 사용함으로써 합성 또는 고온 공정보다 간단하게 공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성원 교수는 “나노메쉬 구조의 유기물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를 개발하고, 나아가 센서가 부착된 엑티브 메트릭스 통합형 촉각센서도 성공적으로 시연했다”며 “복잡한 회로 구현을 위해 트랜지스터 개발은 필수인데, 이제 나노메쉬 구조로만 이뤄진 전자피부 장치를 활용해 장기간 생체신호를 실시간 측정하고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저명 국제학술지 '어드벤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