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가을. 경기 북부 파주 운정지구에 거주하는 27세 청년 이기훈 씨는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유망한 창업기업에 취업했다. 매우 기쁘면서도 파주시에서 판교까지 출퇴근이 걱정이었다. 새벽 운행 버스도 많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지하철과 버스 노선은 복잡해서 두 시간은 넘게 걸릴 듯했다.
이런 이씨에게 한 친구가 '모빌리티 특급' 앱을 추천했다. 경기도가 2022년 11월에 출시한 교통 서비스 앱으로, 버스·수요응답형버스(DRT)·택시·철도·전동킥보드(PM) 등 모든 교통수단을 통한 최적 경로를 검색해서 목적지까지 한 번에 예약·결제까지 할 수 있는 앱이라고 했다. 정말 그런 게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일단 친구 말대로 '모빌리티 특급' 앱을 설치했다.
앱을 실행해 보니 간단하게 회원 가입과 교통카드 등록을 할 수 있었다. 출발지는 집으로 하고 도착지는 판교 사무실로 입력하자 집에서 운정역까지는 DRT, 운정역에서 판교까지는 프리미엄 광역버스를 안내받았다.
이씨는 집에서 오전 6시 운정역까지 DRT로 이동한 뒤 6시 30분 운정역 앞에서 판교까지 가는 프리미엄 광역버스에 몸을 실었다. '모빌리티 특급' 앱 덕분에 편안한 첫 출근길이었다.
며칠 후 야근으로 퇴근 시간이 늦어져서 지하철마저 끊기게 됐다. '모빌리티 특급' 앱으로 교통편을 검색하니 평소 귀갓길 경로는 아니지만 판교에서 서울 강남까지 향하는 광역 DRT와 강남에서 파주시 운정까지 향하는 심야 광역 DRT를 안내받고 결제했다. 이씨는 광역 DRT를 타려는 순간 지갑을 사무실에 두고 온 것이 기억났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광역 DRT에 올라 자리에 앉았다. 태그리스 기능 덕분에 교통카드 없이 스마트폰으로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잠자리에 누운 이씨는 '모빌리티 특급' 앱을 켜며 이튿날 출근길을 예약했다.
필자는 2023년 경기도의 혁신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인 '모빌리티 특급' 앱을 청년이 활용하는 모습을 상상해 봤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모빌리티 특급'은 하나의 앱으로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이동 경로 검색과 연결 교통수단 예약·결제서비스를 통합한 모빌리티 서비스로, 올해 11월 출시할 예정이다.
또 경기도형 DRT(Demand Responsive Transport)는 지난해 12월 파주 운정·교하지구 일원에 시범 도입해서 운행되고 있는 신개념 '수요응답형 버스' 등을 말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정된 노선·운행 계획 없이 일정한 구역 안에서 승객 예약과 호출에 맞춰 실시간으로 승차 지점, 승하차 시간, 최적 이동 경로를 산출해 운행한다. 저렴한 교통비로 빠르고 편리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
경기도는 앞으로도 경기도형 DRT를 더 많은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신도시와 대중교통 취약지역에 유용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경기도민의 출퇴근 풍경이 널리 회자된 바 있다. 직장에 가기 위해 매일 아침 출근 전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 회식 도중에 막차가 끊길까 봐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나는 주인공 모습에 많은 경기도민이 공감을 표시했다. 경기도민에게 '나의 해방일지'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교통이 곧 복지라고 한다. 혹자는 '워라밸'(일과 삶 균형)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편리한 출퇴근을 꼽기도 한다. 직장과 집을 오가는 길이 편할수록 삶의 질도 더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도는 행복한 출퇴근 길을 위해 다양한 미래교통 사업을 추진해 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도민의 '출퇴근 해방일지'가 해피엔딩을 맞길 기원한다.
이한규 경기도 행정2부지사 krsing6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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