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국민, 국민”
8일 여름휴가를 마치고 공식 업무에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을 수차례 강조하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국민 부름'에 응답하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1년도 되지 않아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2분여간 짧은 도어스테핑을 하면서 '국민'이라는 단어를 7번 외쳤다. 윤 대통령은 여름휴가 기간을 “지난 선거 과정, 또 인수위, 취임 이후 과정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돌이켜 보니까 부족한 저를 국민이 길러냈다. 어떤 때는 호된 비판으로, 또 어떤 때는 따뜻한 응원과 격려로 이 자리까지 오게 해준 국민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먼저 다시 한번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제가 국민에게 해야 할 일은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휴가 기간에 더욱 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뜻에 따라 정치를 시작했고 대통령까지 당선이 된 만큼, 초심으로 돌아가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각오로 읽힌다. 대통령 취임 3개월도 안돼 24%까지 추락한 지지율을 회복하고 국정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국민'을 선택한 셈이다. 이는 '국민 지지가 없으면 국정 동력도 없다'는 기본적인 정치 논리를 강조한 것이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거취에 대한 질문에도 '국민'을 강조했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외국어고등학교 폐지 등 설익은 정책 강행과 번복으로 국민 신임을 잃은 박 장관은 '자진사퇴'로 가닥이 잡혔다. 윤 대통령은 “모든 국정동력이라는 게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같이 점검하고 잘 살피겠다. (집무실로) 올라가서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이는 이날 결국 박 장관의 사퇴로 연결됐다.
윤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국익도 강조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고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이른바 '칩(Chip) 4'에 대해 “지금 정부 각 부처가 그 문제를 철저히 우리 국익의 관점에서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관련 부처와 잘 살피고 논의해서 우리 국익을 잘 지켜내겠다”고 했다.
수석비서관 회의와 국무총리 정례회동에서는 과감하고 비상한 추석 민생대책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추석 명절이 1개월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추석은 어느 때보다 빠르고, 고물가 등 어려운 상황에서 맞이 한다.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면서며 “비상한 시기다. 가용자원을 총동원해서 과감하고 비상한 추석 민생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