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9일 “국민 생명과 재산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며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에게 수도권 집중호우 피해에 대한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국민이 충분하다 느낄 때까지 조치하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 긴급 점검회의'와 국무회의를 연달아 주재하고 “소중한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상황 종료 시까지 총력 대응을 당부드린다. 국민께서 충분하다고 느끼실 때까지 끝까지 조치해 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어제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며 “집중호우가 며칠간 계속될 것으로 지금 예상된다. 행안부를 중심으로 비상 대비태세에 돌입해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며칠간 호우가 지속된 만큼 긴장감을 가지고 총력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산사태 취약지역, 저지대 침수 우려 지역 등 위험 지역에 대한 선제적 통제를 실시하고, 기상 상황에 따른 도로 통제 정보를 국민께 신속히 안내해 혼란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지시했다. 또 “천재지변이라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무엇보다 인재로 안타까운 인명이 피해받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한번 더 살피고 철저하게 점검해 달라. 호우 상황이 정리되면 피해 내용을 정확히 조사해 신속한 복구와 지원을 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집중호우는 시간당 강수량이 우리나라 기상 관측 역사상 최고 기록을 갱신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상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상이 일상화된다는 점을 고려해 현재의 재난관리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서울 신림동 반지하 주택 발달장애 가족 침수 사망사고 현장을 찾았다. 사고 현장은 40대 여성과 그 여동생 A씨, A씨 10대 딸이 숨진 채 차례로 발견된 곳이다. 가족은 폭우로 물이 들이차 현관문을 통해 빠져나오지 못했고 지인을 통해 침수신고를 했으나 경찰과 소방당국이 이들 가족을 발견했을 때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노란색 민방위복 차림의 윤 대통령은 반지하 주택 창문 바깥쪽에서 주변을 둘러본 뒤 사고 관련 보고를 받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이웃주민에게 당시 상황을 전해들 뒤에는 사고 현장인 지하로 이동하려 했으나 아직 물을 다 퍼내지 못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주변만 살펴보고 말았다. 윤 대통령은 하천 관리 및 저지대 취약계층에 대한 수해 피해 대응책을 주문한 뒤 오 시장과 함께 관악구 신사동주민센터로 이동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