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문서 시대의 한 부분을 이루는 미디어 콘텐츠(영상, 사진, 오디오 등)는 다양한 온라인 매체를 통해 전파되고 소비되고 있다.
당대에 산출된 기억과 경험을 기록으로 남겨 후대에 전하고 누적되어 인류의 사회와 문화를 발전시켜왔던 기록문화가 미디어 콘텐츠에 접목되는 것이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이다.
아카이브의 직접적 어원은 라틴어 아르키붐(archivum)인데 '시초' '시작' 혹은 '정부기관'을 뜻하는 아르케(arche-)로부터 유래된 용어다. 현대적 해석의 아카이브는 '영구히 보존할 가치가 있는 기록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장소 또는 기관'을 의미하므로 디지털 아카이브는 '보존할 기록자료를 체계적으로 디지털화해 보존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기록문화는 18세기 프랑스 국립아카이브 설립으로 시작돼 20세기 초반까지 기록문화 법제화 및 기구 설립이 다수 선진국가로 확대됐다. 우리나라는 1969년 총무처 소속 정부기록보존소 설립을 시초로 1999년 공공기관의 기록물관리에 대한 법률제정 및 2004년 국가기록원 명칭변경을 통해 국가 공공기록을 담당해오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 콘텐츠 기록에 대한 구체적인 법제화는 아직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공공기관별로 필요에 의해 시청각 및 특수유형 디지털 아카이브 등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미디어 콘텐츠를 보존,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다수의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이 구축됐지만 미디어 기록관리 측면이 아닌 단순 파일보관시스템 등으로 구축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반해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체계화된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 구축 및 관리가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공공기관 기록관리부서의 전자문서 외 별도로 관리해야 할 시청각기록물용 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시작되어 최근에는 홍보·보도 미디어 콘텐츠 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대폭 확대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보존 위주의 기존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에서 소통과 공유를 목적으로 한 대민서비스 지향 디지털 아카이브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료 생산과 수집, 체계적 분류 및 메타데이터, 적합한 원본 저장 및 서비스 콘텐츠 변환, 보존과 서비스 체계 공개기준 관리, 디지털 아카이브 관리시스템에 연동하는 대민 디지털 아카이브 홈페이지 서비스 구축 등이 새롭게 대두되는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의 주요 요소라 할 수 있겠다.
4차 산업혁명 핵심 중에 하나인 AI가 본격적으로 적용돼 영상 사진 등 콘텐츠를 AI 기술을 통해 체계적으로 저장하고 분류하는(예를 들면 사진 속 인물 자동인식, 영상 속 장면 자동인식 등 메타데이터 자동추출 및 입력) 본격적인 지능형 미디어 디지털 아카이빙 시대가 열릴 것이다. 최근 육군에서 구축한 지능형 디지털 아카이브 시스템 등에서 이러한 흐름을 조망할 수 있겠다.
중앙부처, 광역, 지자체 및 공기업 등 공공분야뿐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홍보, 기업문화, 역사사료 및 제품·산업기술 등 미디어 콘텐츠의 기록 보존 및 공유를 통해 기업문화 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차세대 미디어 디지털 아카이브를 도입하길 기대한다.
이인숙 지미디어 대표 insook@gmedia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