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내시경을 할 때 불쾌감과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빛을 전달하는 광섬유, 전달된 빛을 처리해 영상화하는 렌즈 등 여러 부품으로 구성된 카테터의 부피가 크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부피를 확 줄일 수 있는 메타 광섬유를 개발했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화학공학과 통합과정 장재혁 씨 연구팀이 독일 뮌헨대·예나대, 호주 모나쉬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인 메타 광섬유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메타 광섬유는 메타물질로 만든 초박막 메타 렌즈를 광섬유 위에 구현해 만들어졌다.
기존에 GRIN 렌즈나 볼 렌즈와 같은 특수 렌즈를 적용해 카테터의 성능을 높이고자 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다만 이미지가 흐려지는 색수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여러 개 렌즈를 겹쳐야 했을뿐더러, 카테터의 부피 또한 작지 않았다.
연구팀은 색수차 보정이 가능한 메타 렌즈를 이용해 부피와 색수차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고자 했다. 머리카락 1000분의 1 두께 나노구조체가 주기적으로 배열된 메타표면은 입사되는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 나노구조체를 잘 배열하면 빛을 한곳에 모으는 초박막 메타 렌즈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연구팀은 무색수차 메타 렌즈를 광섬유와 결합, 이미지를 선명히 볼 수 있으면서도 부피를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노준석 교수는 “메타 광섬유는 근적외선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파장 영역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며 “이번 연구성과는 의료용 삽관용 카테터, 고해상도 이미지 센서, CCTV, 군용 탐지기, 휴대폰 카메라 렌즈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포스코 산학연융합연구소, LG이노텍, 한국연구재단 한-독 협력 사업, 한-독 대학원생 하계연수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융합기술파이오니어 사업 등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