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감기약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감기약 공급을 늘려 달라고 제약업계에 요청했지만 해결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주요 감기약 관련 제약사에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감기약 생산과 수입량을 증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일반 감기약은 물론 조제용 감기약 공급 확대도 주문했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사용되는 해열진통제·기침가래약 생산·수입 증대 △품목 허가·신고는 있지만 생산 및 수입하지 않는 품목의 생산·수입 재개를 요청했다. 또 의료현장 필요성을 고려해 조제용 의약품 생산과 수입에 집중해 달라고 독려했다.
식약처는 이달 8일부터 약사회, 제약업계와 협력해서 감기약 재고를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감기약 신속 대응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시스템 운영 약 일주일 만에 감기약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도시 약국을 중심으로 처방에 따른 조제가 어렵다는 민원이 나오고 있다”면서 “요청 품목은 물론 대체 조제가 가능한 동일성분 제제 품목까지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의사 처방이 환자 투약으로 제대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가 감기약 공급을 독려했지만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감기약을 만드는 주요 제약사가 이미 생산 라인을 100%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콜대원' '코대원포르테' '코대원에스' '펠루비' 등 진해거담제·소염해열진통제를 생산·판매하는 대원제약은 올 상반기 생산량 목표를 52% 초과 달성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에 속하는 '코대원포르테' '코대원에스'의 올 상반기 매출은 이미 지난해의 두 배에 육박했다.
소염해열진통제 '부르펜'을 생산하는 삼일제약도 생산과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부르펜정'은 올 상반기 생산량이 지난해 총 생산량의 69%에 이르렀고, '부르펜시럽'의 상반기 생산량은 지난해 총 생산량보다 63%를 초과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감기약을 생산하는 제약사는 오미크론 재유행 때부터 이익률 축소를 감수하면서 관련 설비를 100% 돌리고 있다”면서 “수입을 늘리는 것은 시간이 걸려 당분간 현장에서 감기약 부족 현상을 피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