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이 17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변동금리 대출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은행이 건국 이래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코픽스가 1년 전보다 무려 2%P 가까이 올랐다. 한은이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 20~40대 내 집 마련 꿈도 점차 멀어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5대 시중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코픽스) 금리는 연 4.30~6.11%로 집계됐다. 전날 이들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 연 3.92~5.991%보다 상향 조정됐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 근거가 되는 코픽스가 2.90%로 전월보다 0.52%포인트(P) 상승한 것이 반영됐다. 수치로는 2.93%였던 2013년 2월 이후 9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은이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면서 기준금리도 2.25%로 껑충 뛰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 경우다.
이에 5대 시중은행 모두 이날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연 6%를 웃돌았다. 우리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4.79~5.59%에서 연 5.31~6.11%로 조정됐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도 연 4.691~5.991에서 연 4.680~5.980%, 연 3.92~5.32%에서 연 4.44~5.84%로 각각 올라 6%에 근접했다. NH농협은행은 연 4.01~5.01%에서 4.53~5.53%, 신한은행은 연 4.29~5.34%에서 연 4.30~5.35%로 각각 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주담대 금리가 오르면 기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신규 수요자의 접근도 쉽지 않아진다. 지난해 연 3% 금리로 4억원의 변동금리 주담대(35년 만기, 원리금균등)를 받았다면 월 상환액은 154만원 수준이지만, 코픽스 상승률만큼 대출 금리가 오르면 월 상환액은 200만원 수준까지 오른다. 연 이자 부담만 400만원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문제는 향후 주담대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께 3%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럴 경우 코픽스 상승이 불가피해 은행들의 주담대 금리가 더 크게 상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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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