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을 겨냥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7일 국회 본청 의안과에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관저 관련 의혹 및 사적 채용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뒤 취재진과 만나 “국민적 요구를 바탕으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지를 모았다”고 말했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서울 남부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탓에 이를 뒤로 미뤘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다른 의원들의 참여를 일부 이끌어냈다. 이날 제출한 국정조사요구서는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과 기본소득당, 무소속 등 175명이 함께 했다.
민주당은 이번 국정조사요구서를 통해 대통령실을 둘러싼 다양한 의혹을 밝히겠다는 각오다. 국정조사요구서에는 대통령실의 사적채용·이전 등에서 파생된 여러 논란을 모두 담았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 이전에 따른 안보 공백과 교통 혼잡 등 검토 없이 졸속으로 (이전을) 결정하게 된 경위, 비용의 고의 누락과 축소, 군 합참 시설 이전의 타당성, 대통령 이전 관련 업체 선정 과정의 적절성, 전시 공연 과정의 법·공정성 위반, 문화재청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미술관으로 사용하기로 발표한 내용에 대한 직권남용, 문화재산 훼손, 대통령실 채용 과정에서 지인이나 김건희 여사의 회사 관련 특혜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수석은 “국민들은 윤 대통령 취임 100일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걸로 대통령실 이전을 뽑는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무수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 많은 혼선과 비용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꼭 이전해야 했던 이유가 아직도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번 국정조사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진 수석은 국민의힘을 향해 “무수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대통령실 감싸기로 일관한다면 지난 정권의 불운한 사태를 반복할 수 있다. 비선실세에 의해 국정이 농단되는 사태로 박근혜가 탄핵을 당했다”고 경고했다.
또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수 있다. (국정조사는) 윤 정부와 집권 여당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산과 업무보고를 위해 자료제출을 요구했지만 대통령실이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다. 책임소재를 따지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며 “반드시 별도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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