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클라우드와 디스크 기반 데이터 백업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랜섬웨어 등 사이버 공격이 백업 데이터까지 노리면서 백업 데이터 보호가 주요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NH농협은행은 최근 백업 수단으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추가했다. 사이버 위협 증가로 데이터 백업본 확보가 시급해지면서 기존 재해복구시스템(DR)센터와 별도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백업 수단으로 선택했다.
NH농협은 기존 백업 스토리지를 베리타스의 넷백업으로 관리했다. 넷백업을 통해 추가 작업 없이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복제했다. 기존 백업 전략을 유지하면서 클라우드 소산본을 추가로 활용할 수 있게 돼 데이터 보호·활용 안정성을 강화했다.
금융권은 보안 규제와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규 때문에 클라우드 백업 도입을 꺼려왔다. 비식별화된 고유식별정보나 개인신용 정보를 처리하는 정보 처리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할 수 있다고 규정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테이프 등 전통 백업 수단을 활용하는 곳이 많다. 최근 클라우드 백업 사례가 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KB페이, 신한은행 등도 퍼블릭 클라우드를 백업 수단으로 선택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금융권은 클라우드 백업 이용이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데 외산 클라우드더라도 해당 센터가 보안 규정을 만족하면 전환할 수 있다”며 “기존 백업 전략 유지하면서 추가로 클라우드라는 외부 매체에 백업 소산본을 유지할 수 있는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는 최근 백업 소산 방식을 테이프백업(PTL)에서 보안이 가능하고 암호화 기능이 포함된 디스크 어플라이언스로 전환했다.
디스크 어플라이언스를 도입하면 중복제거 기능을 사용, 저장공간을 최소화하고 온라인 소산을 통해 장애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침입방지시스템(IPS), 침입탐지시스템(IDS) 등 보안 솔루션을 활용해 사이버 공격을 차단하는데도 어플라이언스가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롯데카드는 디스크 기반 중복제거 방식 도입 이후 백업 성능을 175%, 소산 성능을 412% 개선했다. 하루가 넘어가던 백업 소요시간이 반나절로 단축됐다. 테이프 미디어 특성상 발생하던 백업 불량과 장애는 기존 10번 중 7번 이상 발생하던 것이 지금은 1건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맹재현 롯데카드 IT 운영팀 책임은 “테이프 운송 등 인건비, 기타 부대 비용을 절감한 것은 물론, 중복제거 기능으로 소산 백업 용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상훈 베리타스 코리아 지사장은 “백업 소산을 테이프 방식으로만 해야 한다는 금융권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랜섬웨어 공격 동향이나 데이터 발생량을 감안하면 디스크 방식, 나아가 클라우드로 백업이나 추가 소산을 하는 것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
최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