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F&B(에프앤비) 정읍공장이 가공유 라인 가동을 중단한지 한 달을 넘어섰다. 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읍공장은 앞서 일부 가공유 제품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돼 전문가 검수를 받고 있다. 정읍공장은 동원에프앤비 유제품 생산 절반을 담당하고 있어 향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에프앤비는 지난달 중순부터 정읍공장 가공유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편의점에 납품하는 자체브랜드(PB) 가공유 변질 사태로 논란이 일면서 생산라인을 전면 점검하기 위해서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논란이 된 일부 제품에선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 수와 대장균군이 검출됐다. 당시 해당 편의점과 동원에프앤비는 제품 변질 발생 사실을 지자체에 보고하지 않아 경고와 과태료 500만원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정읍공장 생산 중단으로 동원에프앤비 가공유 생산량은 반토막 난 것으로 추정된다. 동원에프앤비는 정읍과 수원 공장 두 곳에서 각각 유가공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정읍공장의 올 상반기 기준 생산액은 656억원, 수원공장의 경우 697억원 생산 실적을 냈다. 정읍공장에서 생산 중인 품목은 우유, 가공유, 강화우유, 발효유, 유크림 등 63종 제품에 달한다.
정읍공장에 대한 정밀 검사가 길어지는 것은 전체 생산라인에 대한 점검 때문으로 관측된다. 대장균이 검출된 가공유뿐 아니라 백색시유(흰 우유) 제품에도 유통업체 검사 결과 대장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식약처 검사에서 최종 대장균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 위생 논란이 불거진 만큼, 제조 과정 전반에 대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에서다. 가공유와 백색시유는 각각 별개 라인에서 생산된다.
더욱이 식약처는 지난 17일 해썹(HACCP) 기준 미달로 정읍공장에 대한 시정명령을 처분했다. 식약처는 축산물 안전관리인증 기준(해썹 관리분야 84%)이 조사평가 결과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정읍공장은 작년 9월 축산물 해썹 인증을 받았고 1년도 채 안 돼 부적합 판단을 받은 것이다.
해썹 인증에 대한 사후 관리 부실 지적은 수년째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해썹 인증을 받고도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업체들이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썹 인증 철회는 매우 드물어 매년 국감에서도 제도 보완을 지적받았다. 이번 정읍공장 시정명령 역시 식중독균이 나와 식약처에서 뒤늦게 시설 점검한 사례에 해당한다.
동원에프앤비 관계자는 “정읍공장은 전문가 진단을 받고 있고 아직 재가동을 위한 구체적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문제 원인에 대해 철저하게 보완해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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