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을 위해 손을 잡는다. 마이크로OLED는 확장현실(XR) 기기의 핵심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메타버스 시대에 XR 기기가 스마트폰을 넘어설 차세대 디바이스로 각광받는 등 글로벌 '빅2 동맹'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로OLED 개발과 생산에서 협업하기로 하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이크로OLED는 픽셀 크기가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작고 미세해서 일반 OLED와 달리 반도체 공정이 필수로 요구된다. 반도체 계열사와 생산 설비가 없는 LG디스플레이로선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전문회사와의 협력이 필요하다. 두 회사는 세부 역할, 협업과 관련해 최종 합의 단계에 들어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웨이퍼를 설계하고 회로를 그린다. 웨이퍼 위 OLED 증착 단계부터는 최종 완성 단계까지 LG디스플레이가 담당하는 것이 유력하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XR 기기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애플은 내년 초 1세대 XR 기기를 처음 출시한다. LG디스플레이는 1세대 XR 기기에는 외부 화면용 OLED인 인디케이터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세대 XR 기기 마이크로OLED는 소니가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는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차세대 기기 공급사로 진입,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양사 간 협력이 이뤄진 건 앞으로 마이크로OLED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XR 기기는 '메타버스의 꽃'으로 불리며 시장 성장 가능성이 짙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XR 헤드셋 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1100만대 수준에서 2025년 1억500만대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키워드> 마이크로OLED= 확장현실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실리콘으로 만든 반도체 웨이퍼 위에 적색·청색·녹색(RGB) OLED 픽셀을 증착해서 만들어진다. 유리 기판보다 얇고, 더 많은 화소를 탑재할 수 있다. 일반 디스플레이가 수백 PPI(화소밀도)를 구현하는 데 반해 마이크로OLED는 수천 PPI를 갖출 수 있다. 동일 면적에서 초고해상도를 구현한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