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MINI) 브랜드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있는 찰리 쿠퍼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쿠퍼 카 컴퍼니(Cooper Car Company)’의 설립자이자 미니의 몬테카를로 랠리의 우승을 이끈 레이싱 선구자 존 쿠퍼(John Cooper)의 손자다. 또한, 미니의 고성능 브랜드 ‘존 쿠퍼 웍스(John Cooper Works)’와 영국의 미니 레이싱 대회인 ‘미니 챌린지’를 탄생시킨 마이크 쿠퍼(Mike Cooper)의 아들이기도 하다. 부산국제모터쇼를 둘러보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한 그를 만나 미니 브랜드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의견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니가 오랜 시간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인가?
“클래식 미니부터 현재의 미니까지, 시티카부터 퍼포먼스카까지 고객의 다양한 선호 사양을 맞춰주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미니는 디자인뿐 아니라 제품의 퀄리티도 좋다. ‘고 카트(go Kart)’의 느낌을 구현하는 핸들링도 매력 요소다. 미니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닉네임은 ‘빅 러브’다. 미니는 대부분 다 좋아하기 때문에 이 단어가 어울리는 것 같다.”
▲미니 브랜드의 전동화에 관한 생각은?
“브랜드를 위해서 좋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이 효율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우리가 맞춰야 하는 기준이 있으므로 전동화는 찬성한다. 전동화 이후 퍼포먼스 라인업은 기회가 확대될 것이고, JCW도 포함될 것이다. 영국에서도 힐클라임 경주는 전기차가 이미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전기차의 퍼포먼스는 무궁무진하다.”
▲동그란 헤드램프처럼 미니 고유의 디자인 요소가 전동화 시대에도 유지되는 게 맞는가?
“당연히 전통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관의 특징도 미니를 만들어주는 요소이며, 구매할 때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전기차를 구매하는 건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감성도 같이 구매하는 것이고, 미니도 그 감성을 유지해야 한다. 내 딸이 두 살인데, 미니를 알아본다. 미니의 특징이 유지되는 덕분이다. 그것이 유지되지 않으면 미니가 아니다.”
▲JCW 버전의 전동화는?
“JCW는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라인업이 많으므로 전동화 버전은 더 빠를 것. 퍼포먼스 강조할 것이며, JCW의 DNA 요소를 강조하게 될 것이다.”
▲미니 전동화 버전의 사운드는 어떤 방향으로 갈 것 같나?
“BMW는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의 사운드를 연구하고 있다. 30~40년 전 차에서 들을 수 있었던 사운드를 요즘의 엔진들은 내지 못한다. 그 이유는 배출량 규제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쨌든 현재의 내연기관은 사운드를 조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는 그 어느 브랜드도 완벽하지 않다. 그런 면에서 전기차의 사운드도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힐클라임 경주에서 1위를 한 ‘맥 멀티’라는 브랜드는 커다란 팬으로 사운드를 냈다. 앞으로의 전기차도 그런 방향으로 갈 것 같다.”
▲60년 정도 후의 미니는 어떻게 바뀔 것 같나?
“자동차 기술과 트렌드가 워낙 급변하고 있어서 60년 후는 잘 모르겠다. 다만 2030년쯤에는 기대가 많이 되는 브랜드가 되어 있을 것 같다. 전기차 레이스는 현재 무미건조하지만, 앞으로는 더욱 활발해지고 재밌어질 것 같다.”
▲만약 여생이 6개월 밖에 없다면, 내연기관 미니와 전동화 미니 중에 어떤 차를 고를 것인가?
“앞으로 바뀔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이라면 내연기관 미니를 고를 것 같다.”
◆국내 최초로 공개된 미니는?
한편 미니는 이번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일렉트릭 페이스세터와 JCW 애니버서리 에디션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미니 일렉트릭 페이스세터(MINI Electric Pacesetter)는 미니의 고성능 브랜드 JCW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로, 전기차 레이싱 대회인 포뮬러 E의 세이프티카로 제작됐다.
차체 외부는 메인 컬러인 무광 실버를 바탕으로 하이스피드 오렌지 및 블랙 하이글로스 색상, 그리고 노란색 라인을 활용해 화려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또한, 넓은 윤거에 맞춘 휠 아치, 스플리터가 추가된 프런트 에이프런 등 레이싱카를 연상케 하는 요소들을 추가했다.
이외에도 미니 일렉트릭 페이스세터에는 블랙 네온 및 오렌지 2가지 색상 조합으로 도색한 18인치 경량 단조 휠, 포뮬러 E 레이싱카의 전륜 타이어와 동일한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타이어가 장착되며 트렁크 도어 상단에는 옥스퍼드 공장에서 3D 프린팅 기법으로 제작된 리어 윙이 적용됐다. 이 리어 윙에는 신호용 경광등이 통합되어 있다.
실내 역시 레이싱카에 가깝게 구성됐다. 뒷좌석을 탈거한 자리에는 롤 케이지를 설치하고, 세이프티카에는 불필요한 기능들을 최소화해 130㎏에 달하는 경량화를 이뤘다. 여기에 순수전기 모델 특유의 낮은 무게 중심, 레이싱 코일오버 서스펜션을 더해 더욱 날카로운 코너링과 민첩한 주행 감각으로 미니 특유의 고-카트 필링(Go-kart feeling)을 구현했다.
미니 JCW 애니버서리 에디션은 미니의 고성능 브랜드 JCW의 탄생 60주년을 맞아 전 세계 단 740대만 출시되는 한정판으로, 미니의 몬테카를로 랠리 우승을 이끈 레이싱 선구자 존 쿠퍼(John Cooper)에게 전하는 찬사이자 미니와 쿠퍼 가문의 60년 동행을 기념하는 모델이다.
미니 JCW 3도어를 기반으로 제작된 애니버서리 에디션은 실내외 곳곳에 미니와 쿠퍼 가문의 역사를 상징하는 요소들이 반영됐다. 차체에는 클래식 쿠퍼 컴퍼니의 디자인 정체성을 상징하는 그린 컬러를 적용하고, 흰색 보닛 스트라이프에는 빨간색 라인을 추가해 특별한 감각을 더했다. 도어와 보닛에는 1961년 미니의 첫 레이싱 경기이자 우승 경기였던 대회 출전 당시 배정받은 숫자 ‘74’를 새겨 넣어 기념적인 의미를 부각했다.
실내에는 운전석의 대시보드 패널에 존 쿠퍼를 비롯한 쿠퍼 가문 3대의 서명을 적용하고, ‘COOPER’가 새겨진 도어 실과 스티어링 휠 캡, 운전석 도어 안쪽에 부착된 JCW 60주년 기념 스티커 등을 통해 JCW만의 헤리티지를 강조했다.
엔진룸에는 최고출력 231마력, 최대토크 32.6㎏·m를 발휘하는 직렬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과 8단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JCW의 레이싱 DNA에 걸맞은 역동적이고 스포티한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1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