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음악 '이용자별 정산' 방식 확산...음원 유통 91% 도입

음악분야 신탁관리단체, 연내 규정 개정으로 '이용자별 정산' 방식 합류

네이버, 음악 '이용자별 정산' 방식 확산...음원 유통 91% 도입

네이버가 자사 음원공유 플랫폼에 도입한 이용자별 정산 방식이 업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이 한국 음원 유통시장에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이용자별 정산 방식이 기존 인기곡 위주로 편중되는 비례배분제 방식의 단점을 보완하는 등 음원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바이브정산시스템(VPS; VIBE Payment System)에 참여한 음원 유통사가 353개사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국내 음원 유통사 가운데 91%에 해당된다.

VPS는 2020년 5월 국내 음원 사이트 최초로 도입된 '이용자별 정산' 방식이다. 이 방식은 이용자가 낸 음원 사용료가 실제로 이용자가 들은 음악의 저작권자에게만 전달되는 방식으로, 더 정확하고 공정한 저작권료 분배를 지향한다. 그동안 국내외 음원 사이트는 매월 음원 사이트의 총매출을 전체 재생수로 나누고 특정 음원 재생 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서 배분하는 비례배분(Pro-rata) 제도를 채택해 왔다.

네이버, 음악 '이용자별 정산' 방식 확산...음원 유통 91% 도입

예를 들어 A플랫폼의 1개월 전체 스트리밍이 1만회라 할 때 가수 B의 노래가 5000회 재생되면 가수 B는 A플랫폼 이용자가 낸 스트리밍 요금의 절반을 가져가는 구조다. 이 같은 비례배분제는 이용자별 정산보다 정산 과정은 간단하지만 상위 차트에 올라간 곡에 많은 권리료가 몰리고, 인기를 얻지 못한 음원은 수익이 줄어드는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차트에 오르면 큰 수익을 보장받기 때문에 과도한 마케팅이나 어뷰징의 부작용도 발생했다. 또 이용자가 지불한 월정액 사용료 일부가 내가 듣지 않은 인기 음원의 아티스트에게 전달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정산 편중 현상이 심화되면 비주류 장르 음악 활동을 하는 인디 뮤지션의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이 저해될 수 있다. 장기로는 음악 산업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되면서 네이버의 VPS 방식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VPS는 기존 비례배분제와 비교해 이용자 자신이 지불한 이용료가 어떤 아티스트에게 전달되는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VPS 채택 후 아티스트의 정산금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70%대 증가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최대 87%로 정산금이 늘어났다.

네이버 바이브는 더 많은 저작자와 실연자에게 이용자별 정산을 적용할 수 있도록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 개편 논의에도 참여하고 있다. 아직 신탁관리단체가 제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승인하는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이 변경되지 않아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반산업협회 등 4개 신탁단체에 지급되는 사용료는 기존 비례배분 방식으로 배분되고 있다. 규정 개정의 주체가 되는 신탁단체 가운데 음실련, 음산협이 최근 개정안을 제출하면서 올해 안에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측은 “추후 개정이 이뤄진다면 다른 음악 플랫폼도 이용자별 정산 방식에 대해 더 적극 고려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더 많은 아티스트가 건강한 창작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토대가 제공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