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도부 구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당대표 몫으로 지도부에 입성하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현재 구도상 호남 등 지역을 먼저 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공개한 권리당원 투표 결과 15개 시도 누적 득표율 78.35%를 기록했다. 경쟁자인 박용진 후보는 누적 득표율 21.65%를 기록했다. 아직 서울과 경기 지역의 권리당원 투표, 2차 일반 국민 여론조사 등이 남았지만 앞서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82.45%를 얻으며 압도적인 지지가 예상된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명계' 약진이 두드러졌다. 현재 기준으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친명계로 분류된다. 정청래 후보가 26.40%의 누적 득표율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서영교(10.84%)·장경태(10.84%)·박찬대(9.47%) 등이 3∼5위에 포진했다.
가장 큰 관심은 지명직 최고위원이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최고위)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 당 대표 지명 2인, 전당대회 선출 5인 등 총 9인으로 구성한다. 관례상 민주당은 선출직 최고위원 구성을 고려해 소외계층 대표 인물을 주로 지명직 최고위원에 선임했다. 주로 여성, 청년, 노동 등이 대상이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당시 한국노총 출신 김주영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청년 몫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이보다 앞서 지도부를 꾸렸던 이낙연 전 대표는 박홍배 한국노총 금융노조 위원장을 최고위원으로 선임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대학생이었던 박성민 전 청와대 청년비서관을 깜짝 발탁하기도 했다.
다만 새롭게 선임될 지명직 최고위원은 앞선 지도부의 선택과 결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구도로 결과가 굳어진다면 그동안 소외됐던 여성과 청년 등이 골고루 지도부에 입성하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 당선권에 들어간 여성 정치인은 고민정·서영교 후보 등이다. 청년 중에서는 장경태 의원이 당선 기준인 5위권이다.
우선 이번 지명직 최고위원은 지역 배려가 분석이 나온다. 이번 지방선거 룰을 확정하는 단계에서도 권리당원 수가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이 소외됐다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당선권에 들어간 최고위원 후보 5인 모두 수도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구체적인 지역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방선거·전당대회 등에서의 낮은 투표율을 고려할 때 호남 지역 배려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실망감을 확인한 만큼 최고위원이나 주요 당직 등에서 해당 지역을 배려한 인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TK(대구·경북)나 PK(부산·울산·경남) 등은 물론 더 어려운 구도 속에 있는 원외 지역을 배려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의 전국 정당화'를 주장한 이 후보가 당대표 출사표에서 “대부분 취약지역인 원외 지역은 전국정당화를 위한 중요거점인데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취약지역에는 비례대표 우선 배정, 당직 부여 등 인적 물적 지원을 확대·강화하겠다”며 원외 지역을 배려하겠다고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처럼 청년을 지명하거나 또 다른 취약계층인 장애인계 대표 인물을 깜짝 발탁할 가능성도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아직 지명직 최고위원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지역에 대한 배려를 먼저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23일 전자신문과 통화에서 “이 후보는 마음을 아직 다 열지 않은 호남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하게 위에서 임명하는 것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적 쇄신에 정책적 배려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명직 최고위원 등을 포함한 주요 당직 인선과 관련해 고민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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