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보험 중개 서비스 허용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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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보험 등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를 허용한다.

금융위는 23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민간 금융협회장 등이 참석하는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빅테크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여러 금융회사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페이나 토스 애플리케이션(앱) 등 민간 플랫폼에서 예금, 보험,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상품을 직접 비교 추천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개선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이뤄진다. 시범 운영 뒤 법 개정 등 제도화가 추진된다.

특히 보험의 경우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자, 전자금융업자가 복수 보험사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종신, 변액, 외화보험 등 상품 구조가 복잡하거나 고액계약 등 불완전판매가 우려되는 상품은 제외된다. 그 대신 대면용·텔레마케팅(TM)용·사이버마케팅(CM)용 상품 모두 취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기존 금융사의 통합 앱 범위를 넓혀 주기로 했다. 은행·보험사·카드사가 운영하는 통합 앱을 통해 계열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업권 간 이해관계를 넘어 소비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범 운영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회의 개최 전부터 보험대리점협회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을 냈고, 지난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등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리점협회 관계자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온라인 플랫폼이 영세 보험영업인의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보험시장 잠식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돼 있고, 소비자 편익을 오히려 해치고 불공정경쟁을 야기하는 부당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반면 빅테크는 환영 입장이다. 대면 설계사, 텔레마케팅, 사이버채널에 온라인 플랫폼이 하나 더 늘게 되면 보험업계의 디지털전환이 촉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빅테크 관계자는 “특히 자동차보험 가입은 지금도 다이렉트 채널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자동차보험부터 중개 서비스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여러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하게 되면 소비자 편익이 증대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새로운 시장 환경 조성에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부 손해보험사가 독식하는 구조인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중·소형사가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 차별화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보험사가 플랫폼에 종속될 우려가 있다”면서 “새 채널이 허용되더라도 각 사업권을 보호할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