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심부에서 차로 한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경기도 하남시 감일지구. 하남시 감일·감이동 일대 약 168만㎡, 1만3886가구 규모로 조성된 대규모 택지지구다. 위례 신도시, 미사지구보다 강남 접근성이 좋아 '신송파'로 불린다.
이곳에 들어선 '감일 한라비발디 2차 아파트'는 오는 30일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정리가 한창이다. 2019년 12월 첫삽을 뜬 단지는 총 510세대 중 340세대는 분양, 140세대는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임대로 공급된다.
이곳이 주목 받는 것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축적한 스마트홈 기술을 집약했기 때문이다. 독거노인 등 주거약자는 물론 주입주자인 신혼부부를 겨냥한 다양한 스마트홈 서비스로 '똑똑한 미래형 공공주택'을 구현했다.
입주 전 외부에 공개한 한 세대에 들어서자 외관은 일반 아파트와 다를 바가 없다. 화이트와 베이지를 곁들인 깔끔한 외장재에 세탁실, 다용도실, 빌트인 옷장 등 편의 공간도 갖췄다.
핵심은 월패드를 허브로 다양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네트워크 시스템이다. LH는 시공 전 KT를 주사업자로 선정, 단지 내 통신망을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코맥스 월패드를 도입해 스마트홈 시스템을 완성했다. 입주민은 입주와 동시에 KT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제공받아 사물인터넷(IoT) 기기 연동·제어부터 음성 명령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입주민이 월패드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20가지가 넘는다. 기본적인 경비실 호출, 비상발생 알림, 통화부터 스마트홈 서비스 안내, 안전 동영상 등 정보도 제공한다.
스마트홈 서비스 이용시 번거롭던 IoT 기기 연동 과정도 간소화했다. '우리집 IoT' 기기 기능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연동 가능한 IoT 기기를 검색·연동한다. 가스, 조명, 냉난방기, 환기 장치 등 기본 비치된 기기 연동부터 스마트 커튼, 스마트 콘센트, 가스 차단기, IoT 가전 제어기 등 입주자가 보유한 제품도 연동 가능하다. 월패드에 무선 통신프로토콜 '지그비(ZigBee)' 모듈을 기본 탑재했기 때문이다.
선정원 코맥스 이사는 “기존 월패드는 건설사 준공시 확정된 기능만 연동됐지만 이 단지에 공급한 제품은 지그비 모듈을 탑재, 입주가가 추가로 제품을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 이사는 “지그비 기반 중소기업 IoT 제품도 연동할 수 있어 산업계에 판매채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독거노인 등 주거 약자와 20~30대 신혼부부를 겨냥한 서비스도 곳곳에 비치했다. 독거노인 세대는 동체감지기를 이용해 12시간 주기로 움직임을 감지하고 일정 시간 이상 움직임이 없을 시 전기, 수도, 가스 사용량을 분석해 경비실에 알린다. 원격검침이나 에너지 사용량 모니터링, 스마트택배, 주민투표 등 IT 활용도가 높은 젊은 가구를 위한 서비스도 다양하다.
강성용 LH 스마트홈통신부장은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해 독거노인, 어린이 안전을 높이는 확인 서비스와 신혼부부를 위한 편의 서비스를 강화했다”면서 “추후 준공하는 단지는 입주민이 원하는 통신사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저변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