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0.25%p인상, 성장률 0.1%p인하, 물가 0.7%P 상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이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미 기준 금리 추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또 올렸다.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았다. 한은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낮추고 물가 전망은 높여 잡았다. 25일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고 밝혔다. 올해만 다섯 번째이자 사상 처음으로 4연속 금리 인상이다. 신성환 금통위원 합류로 7명 모두 참석한 이날 회의는 만장일치로 인상이 결정됐다.

금리 0.25%p인상, 성장률 0.1%p인하, 물가 0.7%P 상향

지난달 사상 첫 빅스텝(금리 0.5%P 인상) 단행 후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기준금리가 2.5%가 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정책금리 상단(2.25~2.5%)과 같아졌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재차 올린 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까지 커졌을 뿐 아니라 물가가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상승했다.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의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으로 1년 동안의 예상 물가 상승률에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3%로 역대 최고치를 보인 7월(4.7%)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4%대를 유지하고 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됐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 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며 “고물가 상황 고착을 막기 위한 정책 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빅스텝에서 한발 물러나 보폭을 좁힌 건 서민·중산층의 대출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춰 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약 3조2000억원 늘어난다. 지난 1년 동안 금리가 2%P 올라 전체 가계가 부담할 이자만 25조원 이상 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은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0.1%P 내렸다. 내년엔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 전망치를 내린 데 이어서 또 하향 전망치를 내놨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5%에서 5.2%로 높여 잡았다. 내년 물가 상승률은 3.7%로 내다봤다. 한은은 “물가 전망(5.2%)은 1998년 4월 물가안정목표제 시행 이래 가장 높은 전망치”라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올해 남은 두 차례의 금통위(10월, 11월)에서도 0.25%P씩 올려 연말 3% 기준금리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가 목표(2%)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연말 기준금리를 2.75~3.0% 수준으로 보는 시장 기대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환율이 치솟으면서 2009년 이후 13년 만에 1300원을 넘긴 뒤 현재 134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강달러(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금리 인상 효과가 희석될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된다.

[표]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자료: 한국은행)

[표]전망시기별 올해 성장률 전망 추이(자료: 한국은행)

금리 0.25%p인상, 성장률 0.1%p인하, 물가 0.7%P 상향

금리 0.25%p인상, 성장률 0.1%p인하, 물가 0.7%P 상향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