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글로벌 기업이 속속 입성하고 있다. 미래 잠재고객인 MZ세대 놀이문화에 자연스럽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데다 상품 구현의 정확도가 높아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나이키, 라인프렌즈, 디즈니 등 3곳으로 시작한 공식 협업이 올해 8월 기준 100곳을 넘었다. 이달에만 랄프로렌, 디올 뷰티, 구찌, 나이키, 아디다스, 젠틀몬스터, MCM 등 패션·뷰티부터 타이니탄(BTS), 설리나 고메즈, 블랙핑크, 트와이스, 디즈니, 헬로키티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다양한 글로벌 IP, 브랜드, 셀럽과 공식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패션, 엔터 이외에도 스타벅스, 삼성, 롯데월드, CU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제페토와 손을 잡고 있다.
네이버제트측은 “기업들의 공식 협업 요청이 쏟아져 대응이 힘들 수준”이라며 “공식 제휴 이외에도 제페토에 자체적으로 월드, 아이템을 선보이며 마케팅을 펼치는 브랜드는 수천 곳에 달한다”고 말했다.
유명 글로벌 기업이 제페토의 문을 두드리는 데는 제페토가 단기간에 누적 이용자 3억2000만명을 돌파한 데다 이들 가운데 90%가 10~20대일 정도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제페토는 아시아 1위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미래 고객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게임과 달리 제페토에서는 실물 상품 구현의 정확도가 높고 폭력성이 낮아 브랜드 가치 보존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 지난 3월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절대적 전형' 전시를 기념하며 오프라인 전시를 메타버스에서도 체험할 수 있도록 버추얼 공간으로 마련했다. 1개월 동안 75만명이 '구찌 월드맵'을 방문했고, 게시물 조회 수가 330만회를 넘었다. 보물찾기 형태로 11만개 버추얼 아이템이 판매되며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고객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함께 즐길 만한 소셜, 인터랙티브 요소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미래 모빌리티, 신차 탑승 체험 등을 진행하면서 깨끗한 도시를 위한 플로깅 게임 미션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10만개 쓰레기 수거 이벤트를 당일 달성했고, 22일 동안 60만명이 넘게 방문했다.
10월에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컬래버레이션이 이어진다. 부산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의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를 제페토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다양한 글로벌 엔터사와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강희석 네이버제트 리드는 “공식 협업사 이외에도 더 많은 이용자가 자유롭게 제페토를 즐길 수 있도록 제페토 스튜디오에 유니티 엔진 기반 인터랙티브 공간제작용 플러그인을 출시하기도 했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새로운 컬래버레이션 콘텐츠를 만들어서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 MZ세대 공략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