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점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달 2일 발표할 8월 소비자물가지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물가당국에 따르면 통계청은 내달 2일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한다.
8월은 정부가 예상한 물가 고점에 가까워지는 시점이다. 정부에서는 예년보다 이른 추석이 물가 정점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물가 상승 흐름이 추석 장바구니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민생대책을 발표하는 등 관리에 나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실시한 추석 성수품 28개 품목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31만8045원으로 지난해 대비 6.8% 상승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물가 정점 시기가 3분기 말~4분기 초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한은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5.2%로 기존 전망 대비 0.7%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한은의 예상대로 5%대 물가가 실현되면 1998년(7.5%) 이후 최고 기록이 된다. 물가 고점 시점이 앞당겨져 8월 물가가 7월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되더라도 고물가 상황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 셈이다.
물가 상방 압력 중 하나였던 유가 요인은 다소 해소되고 있다. 국제 유가는 박스권에 갇힌 상황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 종료와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원유 수요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고강도 긴축 기조를 이어가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는 점도 유가 하방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발전용 연료를 가스에서 석유로 대체할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8월의 기대인플레이션이 4.3%를 기록하며 8개월 만에 하락한 점도 물가가 고점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일반 소비자가 향후 1년간 예상하는 물가상승률을 의미한다. 4%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지난달(4.7%)보다는 상승 폭이 둔화됐다.
환율의 향방도 물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화 대비 달러의 환율이 133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자재의 원화 표시 가격도 상승하고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정부에서는 연일 구두개입에 나선 상태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환율을 언급했다. 25일에는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원달러 환율이 높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통해 “원화 약세는 우리 경제의 기초 여건에 대한 신뢰 문제보다는 글로벌 달러화 강세 등 주로 대외 요인이 기인해 원화뿐만 아니라 주요 통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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