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천공항 수소충전소에서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을 적용한 셀프 충전 실증 사업을 개시한다.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일환으로 실행하는 사업은 경제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또 향후 수전해 설비 '스택(Stack)' 특성을 고려한 검사기준을 개발하는 등 수소 산업 규제 19건을 개선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박일준 2차관이 29일 인천광역시 인천공항 터미널2(T2) 수소충전소를 방문해 안전장치 등 실증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셀프충전을 시연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 자리에서 수소 산업을 위해 업계 요구한 규제를 개선하는 수소 안전 규제혁신 과제도 공유했다.
그동안 국내 수소충전소는 미국, 일본 등 해외와 달리 운전자가 직접 충전하는 것을 금지했다. 하지만 수소차 운전자 편의성을 높이고 충전소의 경제성 확보를 위해 셀프 충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거쳐 셀프충전 안전관리 규정, 충전기 동결방지 등 셀프충전용 안전장치와 충전제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30일부터 하이넷(Hynet)이 운영하는 인천공항 T2 수소충전소에서 일반국민이 참여하는 셀프충전 실증을 개시한다. 셀프충전 시 약 ㎏당 300~400원 할인된 가격이 적용된다.
산업부는 향후 안전성을 확보하면서도 기업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수소 산업 19개 규제를 개선한다. 또 추가 검토가 진행 중인 다른 과제도 관련 부처 검토를 거쳐 오는 4분기까지 개선방안을 확정한다. 수소 전주기 규제 정보를 확인하는 규제 지도를 수소경제 종합정보포털에서 제공한다.
우선 '수소충전소 설치 방호벽 유형'을 다양하게 바꾼다. 현재는 주택 등 충전소 밖 보호시설 보호를 위한 방호벽은 철근콘크리트제 방호벽만 허용하고 있다. 향후에는 방호벽 강도가 동등하면 콘크리트블럭과 강판제 등 다양한 유형 방호벽도 설치를 허용한다.
'수전해 설비 스택 특성을 고려한 검사기준'도 개발한다. 수전해 설비 내 핵심 부품인 스택은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 따라 내구성 검증을 위해 파열시험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스택은 수전해 설비 핵심 부품으로 파열 시 사업자 경제적 손실이 컸다. 이에 따라 파열시험 대신 컴퓨터시뮬레이션(전산구조응력해석) 등으로 스택 내구성을 검증하는 검사기술·기준을 개발한다.
'열분해 방식 수소 생산설비 안전기준'도 마련한다. 폐플라스틱 등 연료 열분해 방식 수소 생산설비는 현행 수소법 하위 가스기술기준상 '수소추출설비'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산업부는 다양한 수소 생산설비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열분해 방식 수소 생산설비도 수소 추출설비 범위에 포함하고 안전기준을 마련한다. 이밖에 사업소 밖 액화천연가스(LNG) 배관을 설치·안전기준을 만든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수소 셀프충전은 충전소 운영시간 확대, 저렴한 수소가격 등 운전자 충전 편의성 향상과 운영비 절감 등 충전소 경제성을 높이는 점에서 바람직한 규제개선 사례”라면서 “산업부는 앞으로도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면서 사용자와 기업 입장에서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규제혁신 과제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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