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향후 MS가 게임 시장에서 독보적 우위를 가질 것이라며 시정을 요구했다.
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규제당국인 경쟁시장청(CMA)은 지난 7월 착수한 반독점 1단계 조사를 마치고 이같이 밝혔다. MS가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2단계 심층 조사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MS는 지난 1월 블리자드를 687억달러(약 93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CMA는 MS가 블리자드를 합병하면 영국 게임시장 경쟁 구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게임기(콘솔)는 물론 게임 구독 서비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에서 심각하게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MS는 엑스박스 게임기, 게임 구독 서비스인 엑스박스 게임패스, 컴퓨터 운용체계(OS) 윈도 등을 보유 중이며 다른 게임 기업도 인수한 상태다. CMA는 MS가 유명 게임 지식재산권(IP)를 보유한 블리자드를 인수하면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게 될 것으로 판단했다.
CMA는 MS와 블리자드에 영국 기업법 준수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2단계 심층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MS는 CMA와 다음 단계에서 협력할 준비가 됐다는 입장을 내는 한편 이번 합병이 게임업계와 소비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리자드는 내년 6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미국 등 세계 각국 정부는 이번 합병이 자국 반독점법에 저촉되는지 파악하고 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합병을 승인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