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몬순 홍수가 쏟아진 파키스탄의 남동부 농지가 100km에 달하는 거대한 호수로 변했다.
1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는 폭우로 물에 잠겨버린 파키스탄의 모습을 공개했다. 지구관측위성 랜드샛-8호와 9호가 관측한 데이터로 구분하기 쉽도록 물은 파란색으로 표현됐다.
사진은 파키스탄의 남동부 인더스강 하류 주변 신드주를 8월 4일과 28일(현지시간) 각각 촬영한 것이다. 폭 100km 농경지는 4일만해도 땅이라고 부를 수 있었으나, 28일에는 거대한 내륙 호수가 됐다. 농지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좁은 폭의 강이 폭우로 범람하면서 주변을 완전히 물바다로 만든 모습이다.
유엔(UN)에 따르면, 6월 중순부터 시작한 파키스탄의 몬순 폭우로 11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인구의 7분의 1인 3300만명 이상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또 정보포털사이트 릴리프웹은 150여 개의 교량과 3500km의 도로가 파괴됐고, 70만 마리 이상의 가축 피해, 200만 에이커에 달하는 농지 손실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기상국은 이번 몬순이 1961년 이래로 가장 습했으며, 아직도 한 달이나 남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동부 신드주와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강우량은 평균치보다 500% 이상 높아 마을과 농경지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번 홍수를 파키스탄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선언하고 피해 복구에 100억 달러(13조6천억원)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총리는 또한 “몬순이 끝날 때 쯤이면 파키스탄의 4분의1, 심하면 3분의1이 물에 잠길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파키스탄에서만 예년보다 3배나 많은 빙하까지 녹아내려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우가 계속된 가운데 최근 덮친 폭염으로 빙하의 녹는 속도까지 빨라지자 폭발적인 홍수를 일으켰다는 것이 NASA 지구관측소의 설명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