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리오프닝은 언제쯤…손님 늘어도 매출은 '제자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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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시장 업황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엔데믹 전환 이후 이용객은 늘고 있지만 매출액은 제자리다. 중국 봉쇄조치 영향으로 1인당 구매단가(객단가)가 높은 중국 관광객과 법인형 보따리상(다이궁) 매출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업계는 최근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내국인 매출마저 떨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면세점 매출은 전월 대비 14.6% 감소한 1조247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엔데믹 전환이 시작된 4월 이후 이어온 상승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외국인 객단가가 크게 낮아진 것이 매출 감소 원인이다. 지난 7월 외국인 이용객은 13만명을 넘기며 전월 대비 2만명 이상 증가했지만 외국인 매출은 1조1168억원으로 전월 대비 16.1% 감소했다.

코로나 이후 한 때 3000만원 이상까지 치솟았던 외국인 객단가는 큰 폭으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 7월 외국인 객단가는 831만원으로 코로나 영향이 시작된 2020년 2분기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면세점에서 외국인 객단가는 다이궁 활동을 보여주는 보조지표 역할을 한다. 최근의 객단가 감소는 다이궁이 자국 봉쇄조치 영향으로 활동에 제약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커지는 것이 문제다. 지난 1일 중국 서부 최대 도시 청두시는 4일까지 도시를 봉쇄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 상하이 또한 두 달간 도시 전면 봉쇄가 단행된 바 있다. 업계는 내달 예정된 공산당 당대회 이전까지는 중국 하늘 길이 완전히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객단가가 높지 않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며 “객단가 높은 중국 다이궁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내국인 매출도 감소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내국인 매출은 1307억원으로 전월 대비 0.61% 증가하는데 그쳤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내국인 이용객 수는 83만3058명으로 0.54% 줄었다. 고물가,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여행·면세쇼핑에 부담을 느끼는 내국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350원대를 넘으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8월부터는 환율 영향까지 반영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