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직장인 A씨는 이달 계약 2개월여 만에 현대차 수소 전기차(FCEV) '넥쏘'를 출고했다. 순수 전기차(BEV) 아이오닉5를 구매하려다 출고 대기가 1년 이상으로 길어지자 대리점을 통해 계약을 전환했다.
전기차 출고 대기가 장기화되면서 연내 보조금 수령이 불투명해진 데다 신형 모델 가격까지 오르자 출고가 빠른 수소차로 갈아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승용 수소 전기차인 넥쏘는 일반 전기차보다 보조금이 많고 충전 인프라가 개선되고 있어 인기가 꾸준하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는 올해 1~8월 6438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5462대) 대비 판매량이 17.9% 늘었다. 2018년 데뷔 이후 출시 5년차 모델임에도 판매 상승세가 여전하다. 넥쏘 판매량은 출시 첫해인 2018년 727대를 시작으로 2019년 4194대, 2020년 5786대, 2021년 8502대를 기록했다.
넥쏘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빠른 출고 기간과 넉넉한 보조금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나 기아 EV6의 대기가 1년 이상 걸리는 것과 달리 넥쏘는 옵션에 따라 이르면 2개월, 늦어도 3개월 내 출고가 가능하다.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보조금 지급 범위가 넓다. 넥쏘의 국고 보조금은 2250만원으로 아이오닉5(700만원)보다 3배 이상 높다. 서울시 기준 시비 1000만원을 더해 총 3250만원을 지원받는다. 서울에서 넥쏘 기본형(6765만원)을 구매하면 3500만원대에 출고할 수 있다.
연식 변경으로 가격이 오른 전기차와 달리 출시 이후 가격이 오히려 저렴해졌다는 점도 넥쏘의 매력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2023년형을 출시하면서 배터리 용량을 4.8㎾h 늘리고 가격을 최대 430만원 올렸다. 넥쏘는 2021년형 출시 당시 가격을 모던 6765만원, 프리미엄 7095만원으로 책정해 출시 초기보다 100만원 이상 낮췄다. 이후 현재까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가 자체적으로 시행한 프로모션도 판매 상승 비결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수요가 몰리자 지난해 아이오닉5를 계약한 장기 대기 고객이 넥쏘로 전환할 경우 추가로 1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정부의 친환경차 구매목표제 대상 회원사나 임직원이 넥쏘를 구매할 경우 100만원 혜택을 준다.
별도의 수소충전소를 이용해야 해서 일반 전기차보다 충전이 불편한 것과 충전비가 높다는 단점에도 빠른 출고, 가격 경쟁력 등이 이를 상쇄했다. 충전 상황도 나아지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수소충전소는 총 131곳으로, 지난해 말보다 30곳 이상 늘었다.
넥쏘는 1회 완전 충전으로 609㎞를 달릴 수 있다. ㎏당 평균 수소 충전 요금은 평균 8800원으로 넥쏘 5.7㎏(95%) 충전 시 약 5만원 든다. 앞으로 셀프 충전도 가능해진다. 인천국제공항(T2) 수소충전소는 셀프 충전 시 요금을 ㎏당 300∼400원 할인하는 등 일반인 대상으로 셀프 충전 실증에 들어갔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