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조동철 KDI대학원 교수 "외환위기 우려할 상황 아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2209/1569596_20220905130119_021_0001.jpg)
“외환위기는 달러 유동성이 없어졌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지금은 그런 우려를 할 상황이 아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고 외환위기를 언급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에 대해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조 교수는 KDI연구원과 KDI대학원 교수를 지냈으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냈다.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봤다. 조 교수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올랐지만 원·엔, 원·유로 등 다른 나라와의 환율은 올라간 게 없다”며 “달러가 독야청청하는 '달러 강세'이지 원화 약세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화가 달러에 연동돼서 다른 통화 대비 강세가 된다면 수출에서 곡소리가 난다”며 “통화정책을 감안할 때 이해 못할 환율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외환위기 우려에는 “외환위기는 달러 유동성이 없어졌을 때 얘기”라며 “외환 보유고가 없어서 달러가 올라가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례로 달러 대비 유로화의 환율은 1유로당 1.7달러까지 갔다가 지금은 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며 “유로화가 외환위기를 우려해 환율이 떨어진 게 아닌 것처럼 지금 원·달러 환율도 유동성 문제를 걱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인위적으로 환율을 내리는 게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환율 상승 원인은 결국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다. 한국도 전 세계적인 금융 긴축 기조에 발맞춰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다만 기준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상승기에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조동철 교수는 부동산 하락기에 정부가 섣불리 지원에 나서는 것에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조 교수는 “1980년대 주가 하락으로 투신사들을 지원했지만 부실화된 사례도 있었고 외환위기도 원화값 하락을 붙잡으려다 사태를 키운 것”이라며 “사회 안정 차원에서 빚 내서 집 산 사람들을 사후적으로 도와주는 것은 필요할 수 있지만 집값이 안떨어지는 걸로 도와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부동산시장을 고려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그는 "통화정책을 하면서 집값을 볼지는 이슈"라면서도 "큰 흐름에서는 집값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물가 흐름에 대해서는 근원물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통화정책과 연결해 생각해봤을 때 더 중요한 건 근원물가 모습인데 근원물가 상승률은 하락하는 모습이 뚜렷하지 않다”며 “소비자물가지수가 내려오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연말까지는 금리를 계속 올려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 대비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5월 4.1%, 6월 4.4%, 7월 4.5%, 8월 4.4% 등 4%대를 기록 중이다.
경제 전망은 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교수는 “일반적으로 고용은 경기를 후행하고 금융시장은 미래를 반영한다”며 “금융시장이 현재 미리 가라앉은 이유는 금리 정책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경제가 쿨다운 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도 잡히지 않을 것이고 그런 상황을 연준이 오래 끌고 가기 어렵다”며 “내년에 물가상승률이 2%를 목표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하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때까지는 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큰 흐름에서 보면 내년은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될 것이고 돼야만 한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