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워 파고 넘는다...아모레·생건, 외연 확장 본격화

M&A로 '새 먹거리' 모색 중
북미·유럽·일본 사업 다각화
물류 개선 수익성 강화 나서

타타 하퍼 주요 제품
타타 하퍼 주요 제품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외형 확대를 통한 타개책 마련에 한창이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투자에 나섰다. 중국 화장품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를 바꾸고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북미 현지 화장품 브랜드 '타타 하퍼'를 운영하는 제조유통사 '타타스 네이처 알케미(Tata's Natural Alchemy)' 지분 100%를 인수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분 50% 이상을 인수한 것은 지난 2011년 프랑스 니치향수 브랜드 '구딸' 이후 처음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로 약 168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타타 하퍼는 미국 뷰티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인 클린 뷰티를 선도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다. 아모레퍼시픽은 그 동안 자사 브랜드를 통한 북미 시장 진출을 꾀해왔다. 그러나 해외 사업 매출 구조를 빠르게 바꾸기 위해 공격적인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새롭게 북미지역에 공장을 짓는 대신 현지 법인을 인수해 제조·판매망을 아우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타타 하퍼와 함께 강도 높은 마케팅 활동을 펼쳐 북미 럭셔리 스킨케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타타 하퍼와의 공동 연구를 통한 제품 경쟁력 강화, 신규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한다. 생산물류 시설 및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타타 하퍼의 수익성 강화에도 힘쓸 예정이다. 또 타타 하퍼의 북미, 유럽 비즈니스 확대와 아시아 시장 추가 진입을 위한 재정비 작업도 병행한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및 생산물류 인프라와 타타 하퍼의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이 시너지를 발휘해 북미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더 크렘샵 대표 제품
더 크렘샵 대표 제품

'인수합병(M&A) 귀재'라 불리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도 국내외를 넘나들며 투자에 한창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북미 사업을 위한 현지 브랜드를 인수하고 있다. 작년 미국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보인카)와 올해 4월 화장품 브랜드 '더 크렘샵'도 인수했다. 보인카와 더크렘샵 인수가는 각각 1164억원, 1485억원이다. 두 회사 모두 잔여지분에 대해서 매수할 수 있도록 콜옵션을 부여받았다.

LG생건과 아모레퍼시픽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은 실적 타개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올 상반기 중국 사업 부진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중국 화장품 시장은 자국 브랜드 우선 정책과 소비 위축 등으로 전망이 어둡다. 코트라 무역투자연구센터가 최근 공개한 2021년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수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44.5% 감소했다.

코트라 중국 무역관은 '중국 기능성화장품 시장동향' 보고서에서 “한국 대표 브랜드 '후'와 '설화수' 등이 중국에서 인지도와 소비자 신뢰도가 높은편”이라면서도 “최근 중국 토종 화장품 브랜드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고 고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급성장하고 있어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시장 포지셔닝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현지 뷰티 유통업체 관계자의 말을 담았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